美, 中CNPC와 은행 제재 대상 추가 움직임…'치킨게임' 이어질 가능성?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저지를 위한 압력을 가하는 수단을 모색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 최대 클래스의 석유 기업과 은행이 새로운 제재 대상에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연간 100만t 이상의 석유를 북한으로 보내고 있으며, 이 대부분은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이 참여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가장 큰 조치는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가 될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게리 사모아는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지 않으면 향후 제재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트럼프 정권의 중국 정부에 대한 메시지에 대해 26일(현지 시간)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의 개인 및 기업을 새로운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사실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는 북한을 위한 돈세탁에 관여했다고 여겨지는 단둥(丹東) 청타이무역 등 비교적 작은 회사를 대상으로 삼았다. 결코 중국의 심기를 심하게 건드리는 제재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중국 당국은 미국이 CNPC와 중국은행 등 대형 국유기업과 은행을 대상으로 추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소규모 제재에 대한 강한 반발"을 통해 대규모 제재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이며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양국 간의 무역은 올해 상반기(1~6월) 2016년 동기 대비 약 11% 증가한 25억5000만달러(약 2조8585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무역과 원조를 모두 끊는다면 북한의 핵 개발은 모두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 또한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둘러싸고 여러 대안이 있으며, 전반적인 무역 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애플과 보잉, 스타벅스,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WH) 등 미국 기업은 당연히 제재의 영향을 받을 위험이 높으며, 중국과 합작 형태로 대륙에 진출해있는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 또한 대상이 된다. 게리 사모아는 "중국의 대형 은행에 제재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이 손실을 감수하고 중국 대형 기업과 은행에 대한 국제 제재를 단행한다면 과거 미소냉전 상태의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양국과 나아가 전 세계의 안정을 위한다면 중국의 대북 제재는 반드시 성사되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