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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이 얼마나 싼데 ‘제강사는 적자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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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이 얼마나 싼데 ‘제강사는 적자 타령’

철근 파는 것보다 빌릿 파는 것이 더 큰 이익…제강사 적자 타령 ‘이해 불가’

[글로벌이코노믹 윤용선 기자] 전기로 메이커가 더 이상 철근 형강 등의 제품을 생산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반제품인 빌릿을 수출하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마지막 주 동아시아 빌릿 시세는 Q235 120각 기준 톤당 530~540달러(CFR) 수준으로 평가됐다. 전주대비 10달러 이상 추가 상승 했으며, 2014년 1월 이후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최근 환율로 환산하면 약 60만원 수준이다. 한편, 현대제철의 3분기 건설사향 철근 기준가격은 톤당 61만 5,000원이다. 압연공정의 비용을 감안하면 철근을 판매하는 것보다 빌릿을 판매하는 것이 톤당 10만원 수준의 추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 스틸프라이스 DB센터 철강가격 정보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 스틸프라이스 DB센터 철강가격 정보 제공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국제 고철가격이 제품가격에 비해 저평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히는 쇳물 생산 제법에 따른 원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철광석을 주원료로 하는 고로의 원가는 상승한 반면, 고철을 주원료로 하는 전기로의 원가는 상대적으로 덜 상승한 것이다.

과거 중국 고로사들은 낮은 가격의 철광석과 원료탄을 무기로 빌릿 수출량을 대폭 늘린바 있다. 이에 고철을 주원료로 하는 전기로 메이커는 상공정인 제강공정을 포기하고 단순 압연업체로 전락하는 사례도 있었다. 2015년 말 철광석가격은 톤당 37달러까지 하락한바 있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은 연초 톤당 90달러를 넘어섰으며, 최근에는 톤당 70달러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원료탄 가격도 2016년 톤당 80~90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톤당 200달러 이상의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고로사의 쇳물 원가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것이다.
또한 중국 내수 경기부양도 한 몫하고 있다. 철강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저가의 반제품을 수출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한편, 8월 마지막 주 동아시아 고철 시세는 톤당 335~350달러(CFR, HMS 1/2 8:2) 수준으로 평가됐다. 빌릿과의 가격차는 톤당 193달러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로 메이커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제품가격 인상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고철 가격 1~2만원 인상에도 적자를 걱정하고 있다. 전기로 메이커의 수익 확대를 위한 발빠른 행보가 필요해 보인다.


윤용선 기자 y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