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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종주국' 중국 현금 없이도 일상생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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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종주국' 중국 현금 없이도 일상생활 'OK'

무현금화 속도 세계 1위... 저우링허우 세대 모바일 결제 선호

2007년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5년 정도가 지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막 성장하던 시기에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가 현금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07년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5년 정도가 지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막 성장하던 시기에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가 현금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화폐 종주국' 중국에서 화폐가 사라지고 있다. 중국은 통화를 가장 먼저 사용한 국가로서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관광객은 항상 현금을 지니고 다녔다. 하지만 현재 무현금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 또한 중국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모바일 결제를 가장 이상적인 결제방식으로 선택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중국결제청산협회(PCAC) 통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에 걸쳐 은행 응용프로그램을 제외한 통화 거래 건수는 3777만 건에서 970억 건으로 증가해 연평균 성장률 195%를 넘어섰다.

■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일상생활 전혀 '문제없어'


여러 서방 국가들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보다 현금으로 지불하는 사람이 많아 애플페이( Apple Pay)나 안드로이드페이(Android Pay) 등의 모바일 결제 업체의 진전이 어렵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중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중국은 한술 더 떠 아예 카드의 존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현금을 높이 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2007년 애플에 의해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5년 정도가 지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막 성장하던 시기에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가 현금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텐센트 재무보고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위챗(WeChat)의 월간 액티브 유저는 8억8900만명으로 2015년 대비 28% 증가했다. 2016년 12월 한 달 동안 모바일 결제의 월간 액티브 유저와 1일 평균 거래 건수도 6억명을 훌쩍 넘어섰다.

모바일 결제는 음식과 레저, 여행, 병원, 에너지 비용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방면에 침투해 있다. 특히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의 대표 격으로 이들을 통해 수집되는 빅데이터는 각종 산업에서 다양한 인프라를 창출하는 샘플로 이용되기도 한다.

결제청산협회에서 발표한 중국인의 소비 습관 조사에 따르면, 외출 시 휴대하는 현금이 100위안(약 1만7000원) 이하인 사람은 약 40%, 현금 사용 비율이 월 전체 소비의 20%를 넘기지 않는 사람은 52%, 100위안의 현금만으로 1주일동안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전체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국인 84%가 "현금을 휴대하지 않아도 휴대 전화만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

■ 저우링허우(90년 이후 출생자) 세대 모바일 결제 선호

결제청산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60년대와 70년대, 80년대를 거쳐 90년대로 출생년도가 오를수록 휴대하는 현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60년대 생은 하루 평균 557위안(약 9만5000원)을 사용하는 반면, 90년대 생은 172위안(약 3만원)으로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이 휴대하는 현금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평균 320위안(약 5만5000원)을 휴대하고, 남성은 평균 257위안(약 4만4000원)을 휴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데이터는 18세에서 25세의 중국 청소년 세대가 "무현금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브랜드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가 대세


텐센트는 2014년부터 스마트 라이프의 한 방법으로 온·오프라인 시장을 겨냥해 음식에서 쇼핑까지 모든 분야에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중국 대륙 전역에 수백만 점포에서 위챗페이를 도입했다.

특히 서양에서 밀려들어오는 패션 잡화, 장신구, 프랜차이즈 등의 브랜드들이 점차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에서 밀리게 되면서, 중국 청년들은 모바일 결제에 더욱 깊숙히 빠져 들었다.

특히 중국 동부의 상하이, 항저우,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모바일 결제가 생활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용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동부 지역에서 "디지털 캐시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87%에 달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