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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⑨ 지주사 전환으로 지분도 늘리고 경영권도 장악 ‘꿩먹고 알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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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⑨ 지주사 전환으로 지분도 늘리고 경영권도 장악 ‘꿩먹고 알먹고’

국민연금 2008년 한국타이어 주가 속락 당시 집중 매입 의혹 추궁당해… 2012년 인적분할 때 수수방관하며 상대적 이익박탈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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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지난 2009년 10월 국민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의 최영희 의원은 국민연금이 2008년 5~6월 미공개 정보이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통보 된 한국타이어 주식을 집중 매입한 것을 따져물었다.

당시 한국타이어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씨가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최 의원은 국민연금이 대통령 사위기업의 주가방어를 위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시한 것이다.

이 시기에는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이용 등의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통보한 대상에 조현범씨가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져 한국타이어 주가가 폭락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최 의원은 국민연금이 2008년 한해 동안 한국타이어 주식을 총 100억2120만원, 66만5110주를 순매수했는데 이 같이 민감한 시기에 79%(주식수 기준 79%, 금액 기준 78.8%)에 해당하는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골자는 국민연금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기업인 한국타이어에 왜 집중적으로 투자 했냐는 추궁이다.

최영희 의원은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인 국민연금기금이 검찰에서 수사 중인 회사의 주식을 집중 매입하거나 금융당국이 규정을 위반해 검찰에 통보한 인사의 기업 주식을 집중 매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힐난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와 국민연금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건재했던 탓인지 야당측의 공격으로부터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고 넘어갔다.
한국타이어는 2년여 지난 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설립을 시도했다.

한국타이어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데 대해 국민연금이나 한국타이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2년 9월 1일을 분할기준일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타이어 부문이 인적분할되어 설립됐다. 기존 한국타이어는 인적분할 후 존속회사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남게 됐다.

조양래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한국타이어의 인적분할 이전인 2012년 6월 36.23%의 지분을 갖고 있었으나 2012년 9월 지분이 40.83%로 늘었고 올해 6월 말 현재 42.57%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 25.16%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타이어 인적분할 전 조양래 회장은 한국타이어 지분 15.99%(2433만5507)를 갖고 있었다. 인적분할 후에는 한국타이어 지분 15.99%(1980만7897주)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 15.99%(452만7608주)을 보유하게 된다.

인적분할을 하면서 한국타이어 주식을 1 : 08139505의 비율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나머지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주식으로 주게 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2013년 7월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청약 및 신주배정의 대상이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의 주주 중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들로 한정하면서 조양래 회장의 지분이 23.59%로 껑충 뛰게 된다.

조양래 회장과 오너 일가는 지주회사 설립 단계를 거치면서 2012년 6월 말 2조4244억원의 재산가치가 올해 9월 1일 현재 4조1140억원으로 69.6% 상당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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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반면 국민연금은 2012년 5월 말 현재 한국타이어 지분 6.64%(1010만9934주)을 갖고 있었다. 당시 재산가치는 458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이 한국타이어 지분을 계속 유지한 상태에서 인적분할을 했다면 통해 한국타이어 지분 6.64%(822만8986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6.64%(188만0948주)의 지분을 갖게 된다.

국민연금이 인적분할 후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9월 1일 현재 자산가치는 5226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이 기간동안 재산가치가 14.1% 늘어난 셈이다.

조양래 회장 오너 일가는 국민연금이 14.1% 자산을 늘리는 동안 국민연금의 5배 상당의 자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민들의 연금보험료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영 방식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가 갖고 있던 엠프론티어 지분이 조양래 회장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로 되어 있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넘어갔고 코스닥기업인 아트라스BX도 최대주주가 한국타이어에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바꿔졌다.

국민연금으로서는 인적분할 되기 이전 한국타이어가 갖고 있던 지분이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넘어가 상대적 이익박탈을 당하는 어리석음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였던 조양래 회장과 오너 일가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동안 조 회장 오너 일가는 지분도 늘리고 경영권도 장악하는 ‘꿩먹고 알먹고’의 실속을 챙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