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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기아차, 통상임금으로 3분기 실적 쇼크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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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기아차, 통상임금으로 3분기 실적 쇼크 올까

통상임금 비용처리…당장 실적 손실 가능성 높아
판결은 4223억원이나 잠정 부담 금액은 '1조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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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함에 따라 3분기 영업손실이 우려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소속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집단소송 1심에서 상여금 및 중식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기아차에 원금과 이자 포함 총 4223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기아차는 해당일 대표소송의 판결금액을 전체 인원으로 확대하고 대상 기간을 올해까지(5년 10개월 분) 적용한 후, 집단소송 판단금액 4224억원을 더하면 잠정적으로 부담해야할 금액이 약 1조원 내외에 달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판결문 수령 후 상세 내용을 검토해 3분기 내에 재무적 영향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소송에 따른 예상 비용 전액을 3분기에 충당금으로 쌓겠다는 얘기다.

이번 소송에 따른 금액은 재무제표에 비용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충당금은 생산인건비 성격의 비용으로 제조원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3분기 대규모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반기 영업이익이 7868억원이고 하반기에도 뚜렷하게 영업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수익성도 큰 폭으로 하락해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실적 쇼크는 불가피하나 재무안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기아차는 별도 기준으로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 8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등 매우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대규모 자금 소요가 있겠지만 재무안정성 저하(부채비율 62.8→70.2%로 상승)는 소폭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통상임금 상승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EBIT마진 0.5% 하락)도 크지 않은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1심 판결이 기아차의 목표가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임금 판결을 반영한 3분기 영업이익은 -4987억원으로 적자전환이 불가피해졌다"며 "2007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의 분기 적자"라고 밝혔다.
3분기 실적 자체는 적자전환하겠지만 불확실성 자체는 주가에 이미 선반영된 이슈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급여 규정 조정으로 향후 인건비 상승의 영향이 없다면 자본총계가 한 번 하락하고 끝날 이슈"라며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하나 미국 시장 침체와 중국의 사드 문제 장기화 가능성 등을 감안 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충당금 문제보다는 판매 및 이익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미 기아차의 기업가치는 유형자산에 근거한 청산가치에 근접했으며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3배로 지난 15년간 거래된 PER 7.2배 대비 -13% 할인된 상태다. 예상 수준의 충당금이 반영될 것이기에 추가적인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향후 방향성 개선을 위해서는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성장과 역사적 주가동행지표 이익(상관계수 0.90)의 반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재무분석



기아차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안정성은 견조한 편이나 성장성은 낮다. 수익성도 좋지 못한 편이다.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분기 말 기준으로 133.5%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유동성은 크다. 일반적으로는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본다.

지표상 유동비율이 높지 못한 것은 이 회사가 대규모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인 자동차 제조를 주 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94.5%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는 25조6585억원이며 자본총계는 27조150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수록 좋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7.1%다. 영업이익(7868억원)이 금융비용(이자비용, 1102억원)보다 훨씬 많다.

성장성 비율을 보면 대체로 부진하다. 매출액 증가율은 -2.5%이며, 영업이익 증가율은 -44%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34.8%다. EPS는 1주당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증가율이 높을수록 통상적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가치는 올라간다.

성장성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난 이유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때문이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내 판매 부진이 실적을 끌어 내리고 있는 상태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다보니 수익성 지표도 썩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3%다. 기아차의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7868억원이며 매출액은 26조422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회사의 영업활동 수익성을 뜻한다. 높을수록 좋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6.3%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4.5%다.

■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기아차는 현대자동차 그룹에 속한 두 번째 자동차 제조사다.

지난 1944년 고(故) 학산 김철호 회장에 의해 경성정공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국내 최초의 자전거 '3000리호'를 출시했으며 1952년 사명을 기아산업으로 변경했다. 자전거 부문은 1952년 사업부가 정식으로 발족됐으며 1979년 삼천리자공으로 분사, 1985년에는 기아그룹으로부터 분리된다.

자전거로 시작했지만 3륜 화물차인 K-360, 국산 전방 엔진 후륜 구동(FR) 승용차인 브리사 등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1976년에는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했다.

1981년 자동차공업 통합 조치 이후 소형 승합차 봉고를 출시해 이름을 날렸다. 프라이드, 콩코드, 세피아도 당시 이 회사에서 만든 차량이다.

1997년 7월 부도를 맞은 뒤 1999월 아시아자동차와 함께 현대자동차에 인수돼 현대 그룹에 편입된다.

현재 현대차와 함께 그룹에서 분가, 현대자동차 그룹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기아차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다. 전체 지분의 33.88%를 보유 중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1.74%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 국민연금이 7.08%를 갖고 있다. 자사주 비율은 1.09%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별다른 지주사가 없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의 지분 20.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최대주주이며 기아차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갖고 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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