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현대차는 지난주 중국 은행 간 채권 시장에서 단기 회사채 50억위안(한화 약 8681억원) 규모를 발행하는 것에 대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차는 금융시장기관 투자자협회에 제출한 예비 자료에서 채권 수익금을 자사가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구매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차의 경우 3월말 기준 대출 잔액은 지난 1~2년 사이에 급증해 65억5000만위안(약 1조1372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드배치에 따른 금한령이 시작된 이후 베이징현대차의 자금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주 베이징 공장 3곳과 창저우 공장 등 4개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는 프랑스계 합작 법인 베이징이루이제가 현대차의 대금 미납에 따른 플라스틱 연료탱크 공급을 중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후 생산이 재개되었지만 언론은 미화 1700만달러(약 193억원) 규모의 미납 금액에 대해 여전히 협상 중이다.
시장에서는 베이징현대차가 중국의 헤비급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의 명성 덕분에 채권 발행에 대한 당국의 승인을 얻었지만 실제 채권 판매에 성공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중국 투자자들은 외교적 문제로 인해 베이징현대차에 대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중소 규모의 중국은행을 끼고 있는 상하이 기반의 투자자는 "정치적인 위험이 있는 만큼, 우리는 채권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베이징의 증권 인수 업자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베이징현대는 막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채권 발행이 성공할 경우 당장의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경영악화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오히려 악재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김대훈 김길수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