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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강타한 '하비 영향력' 섣부른 판단 금물…갈수록 피해액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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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강타한 '하비 영향력' 섣부른 판단 금물…갈수록 피해액 늘어

12년 전 플로리다 강타한 카트리나와 하비의 규모와 상륙 일자 비슷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력을 파악하는 데는 12월까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2년 전 '카트리나'의 통계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자료=NOAA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력을 파악하는 데는 12월까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2년 전 '카트리나'의 통계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자료=NOAA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대형 허리케인이 연이어 미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하비'가 막대한 피해를 준 데 이어 이번에는 태풍 세력에서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분류되는 '어마'가 카리브 해를 휩쓸고 플로리다로 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서양에서 새롭게 세력을 키우고 있는 '호세'도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태풍 피해액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베이지 북'에서도 하비의 영향에 관한 주의 특기 사항을 게재했지만 "댈러스와 애틀란타 지역과 걸프 지역의 경제 활동에 광범위한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는데 그쳤고 "전체의 영향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허리케인의 영향을 나타내는 최초의 미국 경제 지표가 7일(현지 시간) 발표됐다. 9월 2일에 끝난 주 실업 보험 통계에서 신규 신청 건수는 29만8000건으로 8월 25일에 끝난 주 23만6000건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노동부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의 허리케인 영향에 대한 집계에서 텍사스는 전주 대비 5만2000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수치상으로만 영향을 작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실업 보험을 신청할 여유가 없었던 사람이 상당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영향을 알 수 있는 것은 다음 주 발표되는 통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비가 지역 경제 지표에 미친 영향력을 살펴보려면, 2005년에 상륙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통계를 참고로 하면 도움이 된다.

당시 카트리나는 8월 25일에 플로리다에 상륙한 후 29일 루이지애나에 재상륙했다. 올해의 하비는 8월 25일에 텍사스에 상륙한 뒤 30일 루이지애나에 재상륙했기 때문에 날짜가 거의 일치한다.

12년 전 미국 노동부는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실업 보험을 신규 신청한 건수를 별도로 발표했다. 2005년 9월 3일에 끝난 주는 2만건 신청하는 데 그쳤지만, 1주일 뒤 10일에 끝난 주는 9만1000건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17일에 끝난 주에는 10만8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줄어들면서 12월 17일에 끝난 주까지 이어졌다.

위의 통계를 토대로 이번 "하비에 대한 영향을 실업 보험 통계로 판단할 수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의 하비 영향은 현재까지의 접수 상황일 뿐, 실제 미친 영향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