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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통할 줄 아는 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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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통할 줄 아는 기업가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정년을 앞둔 많은 분들이 정년 후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선택한다. 대부분 치킨집이나 빵집 또는 보쌈이나 김밥, 낙지집, 국숫집 등 식당을 주로 선택하는데 아무래도 다른 사업보다는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식당사업이나 식품사업은 우리가 집에서 매일 만들어 먹는 것이라서 별 어려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발생하는 식품 안전사고 등을 보면 식품 위생에 대한 정보나 경험이 필요하며 프랜차이즈의 갑질 행사에 맞서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사업주의 자세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당치 못한 사업주의 갑질 행동 중에는 본점에서 지급하는 소스를 꼭 사용하여야 한다든가, 본사가 직접 제조한 기름만을 사용하여야 한다든가, 본점에서 요구하는 인테리어로 정기적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든가 등의 부당한 요구가 있다. 회사의 노하우를 반영한 특수 재료를 사용하여야 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되나 그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장의 이익을 위해 부당한 요구나 무리하게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문제에 대하여 잘 알아보고 또 본점과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프랜차이즈의 갑질을 보면 본사와 지점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가 못한 편인데 만일 이와 달리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들도 많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사업주가 단기간의 이익만 바라보고 억지를 쓰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갑질의 횡포로까지 발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많은 사업체에서도 그러하고,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의 운영, 나아가 국가 운영에 있어서도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고 보이지만 원활한 소통의 문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회사들 중에는 사장이 수천 명의 직원으로부터 회사나 사장에게 요구할 사항이나 궁금한 사항에 대하여 질문을 하라고 하고 가장 많은 질문 중 3가지를 선택하여 공개적으로 답변을 하고 답변 장소에서는 즉석에서 또 여러 질문도 받는다. 사원들이 궁금한 문제나 회사의 미래에 대한 비전, 경쟁회사에 대한 전략, 나아가 인수 합병계획이나 인재 확보에 관한 사항, 사원들의 복지문제 불평 등에 대한 회사의 방침을 답변하기도 한다. 그중에는 전기차를 운영하는 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 내 충전 장소를 여러 곳 만들어 주고 발레파킹을 통해 충전이 많이 필요한 자동차의 경우 충전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해주어 직장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도 보았다.

이와 같은 직원과 사장 간의 질문과 답변은 매주 금요일마다 이루어지고 이 또한 녹화를 해 출장 중인 사원들이 나중에 볼 수 있도록 하여 항상 소통이 잘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회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이끌어 주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 사업체들도 갑질 행사로 끝나지 말고 이처럼 모든 사항을 오픈하고 각 지점에서의 요구사항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고 사전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요즈음 문제가 되는 사태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국제 경쟁력은 많은 변화에 대한 도전을 극복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일인데 조그만 문제부터 소통을 통해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이 다니는 직장에 대한 자긍심이 형성되기 어렵고 결국에는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혹은 사업체로 남기 어려운 일이다.

기업가나 프랜차이즈 사업체를 운영하고자 하는 분들이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만만하게 모든 질문에 대하여 답변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