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① 분명한 모색의 시간

기사입력 : 2017-09-13 17:08 (최종수정 2017-11-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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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변호사·소설가)
저는 2012년 봄 지금도 집필중인 ‘최후의 심판’이라는 소설을 기획했습니다. 이 소설의 화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입니다.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라 자신만만했는데 정말 딱 100쪽 정도 쓰고 나니 더 이상 쓸 내용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끙끙대는 저에게 ‘당신이 지금 이런 소설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충분히 더 살아본 뒤에 차분히 써 봐라’고 충고했습니다. 하지만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인생을 더 살아본다고 하여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 찾아내지 못한다면 아마 평생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이것이 제 삶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고민하다 보니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답을 찾는 것도 문제지만 제가 찾아 낸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각고의 모색 끝에 제가 찾아 낸 방법은 ‘인류의 스승들의 가르침의 교집합 부분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교집합 부분을 찾아낸다면 최소한 그것만큼은 진리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석가와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의 삶과 사상에 관한 출판물들을 섭렵하고 논문을 찾고 이들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비교 연구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분들의 삶과 사상을 비교 분석한 책이나 논문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없었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극히 피상적인 비교 분석에 불과했습니다. 이 분들의 가르침이 워낙 심오하다보니 그 중 하나도 제대로 섭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해가면서 저의 접근 방법이 참으로 기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가르침의 정수를 공부하고자 했다면 평생 공부해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집합 부분을 찾는 것이다 보니 다른 점은 과감하게 버려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가장 먼저 이 분들의 생애를 살펴보았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생애에 대해서는 접근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에 석가, 공자, 예수의 생애에 나타나는 공통점에 주력했습니다. 이 분들의 삶에서 첫 번째 교집합 부분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분들의 삶에는 분명한 모색의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경험하고 모색하고 실천하며 살아갑니다. 요컨대, 인간의 삶은 경험과 모색과 실천의 반복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애를 면밀히 관찰해 보면 일정한 패턴이 발견됩니다. 태어나서 일정 시점까지는 경험이 주가 되고, 그 다음에는 모색이, 그 다음에는 실천이 주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패턴에 따라 인생을 구분하면 경험기-모색기-실천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경험기는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야 할 세상을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는 시기이고, 모색기는 어느 정도 파악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모색하는 시기, 실천기는 각자 모색한 결론에 따라 자신의 삶을 영위해내는 시기입니다. 인류의 스승들의 삶에는 이러한 구분이 확실했습니다. 범인(凡人)들과 확실히 다른 점은 모색기가 아주 분명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석가는 29세에 출가하여 6년 동안 온갖 고행과 명상을 통해 진리를 발견했습니다. 공자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세우고(志學) 50세에 천명을 깨달았습니다(知天命). 예수는 30세에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나가 마귀의 시험을 통해 자신의 사명을 깨달은 후 3년의 공생애 기간을 보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평생 진리를 찾기 위해 모색했으며 독약을 마시고 죽기 직전에는 저 세상에서 현자(賢者)들을 만나 진리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이처럼 인류의 스승들은 분명한 모색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석가는 목숨을 걸고 진리를 찾았으며 공자는 35년간 천명을 찾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당신의 인생은 어떻습니까? 확실한 모색의 시간을 거쳤습니까?

강정민(변호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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