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칼럼] "공짜 점심은 없다" 경제학의 교훈 …문재인 정부 일자리와 8.2 부동산 대책

글로벌 이코노믹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기사입력 : 2017-09-14 15:30 (최종수정 2017-09-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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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박사 분석과 진단] 청년실업률 18년 최악, 일자리 정부의 자충수인가? "공짜 점심은 없다 " 경제학의 교훈. 통계청 8월 고용동향.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일자리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기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확대를 최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스스로를 일자리 정부라고 부르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들어선 정부라는 뜻이다. 지난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1호 명령도 일자리위원회의 설치였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 상황판을 세워놓고 일자리를 매일 직접 챙기고 있다.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11조원의 추경예산 편성을 강행한 것도 대의명분은 일자리 확대였다.

드러난 결과는 의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 실업률이 지난 8월 중 9.4%로 나타났다. 8월 통계로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무려 18년 만의 최고치 경신이다. 청년층 고용은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분야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무원 채용 확대 소식에 공시 족이 늘어남에 따라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일 뿐 실업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물론 공무원 시험 응시족이 증가하면 실업률이 오를 수 있다. 그동안 구직 단념 상태에 있던 취업 포기자가 시험에 응시하면 통계상으로 실업자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실업률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취업자의 수도 줄었다. 8월 중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간 신규 취업자 증가폭은 4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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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칼럼] 청년실업률 18년 최악, 일자리 정부의 자충수와 "공짜 점심"


월별 취업자 증가 폭은 탄핵으로 무정부 상태이던 지난 4월까지 40만명 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에 37만5000명으로 줄었고 급기야 8월에는 2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정부는 올해 연평균 취업자 34만명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정부 출범 이후의 취업자 수 증가 속도는 이에 미달하고 있다.

경제학계에서는 월별 취업자 증가 수의 최소한계치를 30만명으로 잡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나 경제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30만명 미만이면 고용 상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20만명대로 추락한 현재의 상황을 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통계청은 고용이 악화된 주된 요인으로 건설업을 지목했다. 건설업 취업자의 증가폭이 8월 중 33만4000명으로 지난 2월부터 7월까지에 비해 20~30% 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설업 취업자가 과거보다 줄어든 이유는 두 가지이다. 그 첫째가 날씨이다. 8월 중 비가 내린 날이 많아 옥외 일을 하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둘째는 8·2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가 8월 2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후 건설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달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건설 경기 추락은 지금도 확대 진행 중이다. 그런 만큼 건설업의 취업자 증가 속도는 더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로 나갈 경우에는 아예 감소세로 돌아설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책정하면서 사화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줄였다. 이 또한 건설경기 위축과 건설업 취업자 감소로 이어질 소지가 없지 않다.

경제학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다. 현대 경제학의 기본 원리로 손꼽히는 교훈이다. 한 쪽을 취하면 다른 한쪽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 그 효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잃어버릴 수 있는 희생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정책의 조화라고 한다.

8·2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은 물론 매우 중요한 과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일자리 감소 같은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청 고용 동향을 보면 공짜점심은 없다는 경제학의 경고가 8·2 대책에도 적용되고 있는 듯하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도 이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근로자들의 소득을 높여주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있으나 경제 일선에서는 임금 부담 때문에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최근 고용이 악화된 배경으로 최저임금인상을 꼽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고용악화는 정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임금인상과 부동산 억제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일자리 확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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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증가 월별 추이/ 자료=통계청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면서도 스스로 일자리를 옥죄는 자충수를 바라보는 시장은 안타깝기만 하다.

공짜점심은 절대 없다는 경제학의 교훈을 심각하게 음미해 볼 때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 김대호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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