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살충제 달걀 파동이 국내까지 이어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예방이나 초기 대응이 힘들었던 이유는.
문제는 지난해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고 나서부터다. 올해 상반기까지 산란계 사육수가 감소해 입식이 제대로 안됐다. 산란계는 보통 80주령까지 키우는데, 이후 닭을 처분하고 소독·청소 등 계사 환경을 점검한다. 80주령 이상의 닭은 노계로 분류된다. 병아리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달걀값 상승을 이유로 오랫동안 산란에 노계를 동원한 것이다. 고주령 계군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농장관리는 힘들 수밖에 없다. 계사 청소를 끝내고 닭을 새로 입식시킬 경우 진드기 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일반 농가는 물론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농가 측에서는 정부에서 허용한 항목이나 증명 서류 등을 통해 살충제 사용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이번 사태는 일부 지자체에서 지원사업으로 문제의 살충제를 무료로 나눠줬다. 친환경 농가나 일반 농가 등 모든 농가에 제공한 것이다. 의심할 이유가 없었던 거다. 믿고 썼기 때문이다.
▲사육 환경에 대한 지적이 많다. 케이지사육의 문제인가?
-모든 케이지사육 농가가 아닌 일부의 문제다. 케이지사육은 사육 닭을 케이지 안에서 키우는 방식인데, 대부분 농장주는 계사 환경을 철저히 관리한다. 에어건을 이용하거나 달걀 수거 시 물청소를 한다. 진드기는 곧 생산성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진드기의 경우 살아 있는 닭에 서식하기도 하지만, 케이지 안쪽이나 그늘진 곳, 사람 몸이 직접 들어갈 수 없는 깊숙한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피해 농가는 어떤 방법으로 도와주고 있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은.
-정부는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진드기를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약제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진드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나 약제가 없다. 친환경 대체재 개발 소식에 희망을 걸 수 없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친환경 제품을 강조하며 돈만 벌려고 하는 업체가 우후죽순 나오고 있지만, 농가로선 가격 부담이 크다. 실제 친환경 살충제의 경우 효과도 없다. 무조건 ‘감독’ ‘검사’ ‘퇴출’만 강조하면서 농가를 압박해선 안 된다.
우리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약제가 필요하다.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향후 대체재 개발 과정을 지켜볼 계획이다.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달걀 소비와 관련 당부하고 싶은 말은.
-최근 달걀 소비촉진 활동을 한 결과, 일반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다만 인터넷 댓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심각한 분위기가 편성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 번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 더욱 조심하게 된다. 삼진 아웃 방식이 아니라 바로 아웃이다. 이후 생성되는 달걀은 정부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안전한 제품이다. 국민이 믿어주고 달걀을 많이 소비해주길 바란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