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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수렁 韓기업③] 중국 롯데마트 결국 백기… “선양·청두 프로젝트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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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수렁 韓기업③] 중국 롯데마트 결국 백기… “선양·청두 프로젝트 영향 없어”

롯데마트가 결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잇단 중국의 영업정지 조치에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버티다 결국 6개월 만에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롯데마트가 결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잇단 중국의 영업정지 조치에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버티다 결국 6개월 만에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하기로 했다.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롯데마트가 결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잇단 중국의 영업정지 조치에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버티다 6개월 만에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롯데마트를 처분하기 위한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중국 내 112개 전체 매장의 매각을 목표로 하고 협상 조건에 따라 일부만 매각할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각 범위와 관련해 “협상 진행에 따라 유동적일 것 같다. 일부나 절반, 또는 매장 전체를 파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롯데마트가 중국 내 매장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매장이 대부분 영업 중단돼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12개 점포 중 87곳이 영업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 역시 정상적인 영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롯데는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는 등 긴급수혈을 해 왔다. 매출은 거의 없고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는 상황이 이어져 피해액은 연말까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두 차례에 걸친 수혈에도 롯데는 ‘철수설’만큼은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 정부가 경북 성주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설치하면서 한·중 관계가 쉽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게 되자 더 이상 피해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롯데 그룹이 3조원을 투자한 선양(瀋陽) 롯데월드 프로젝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11월 공사 중지 처분을 받은 이후 작업을 멈췄다. 1조원을 투입한 청두(成都) 복합단지 프로그램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아파트 1400여 가구 등 주거시설 부문은 분양을 완료했지만 백화점 등 상업시설은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이에 롯데 관계자는 “중국 사드 보복이 청두와 선양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은 중국을 찾지만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마트시장이 중국 매출을 넘어서고 계속 성장하는 만큼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중국 리스크를 극복해 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국 사업에서 먼저 발을 뺀 이마트의 피해 규모도 상당하다. 최근 4년간 영업적자는 1500억원 정도. 작년에는 21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현지 점포는 총 6곳. 1997년 중국 진출 이후 운영하던 매장 수(30개) 대비 20% 밖에 남지 않았다. 이마트는 연내 완전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과 매각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롯데가 수혈로 버텨보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됐다. 철수를 선택할 수 밖에,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 정치적 문제로 발생한 사드 때문에 애꿎게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