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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현대차·CJ·KT·롯데그룹 채용 …“이것만 알면 블라인드 채용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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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현대차·CJ·KT·롯데그룹 채용 …“이것만 알면 블라인드 채용준비 끝”

공공기관이 아닌 우리은행, 현대자동차, CJ그룹, 롯데그룹, 신한은행, KT그룹 등 민간 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중이다. 주요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블라인드 채용 유형을 정리했다. 자료=인크루트이미지 확대보기
공공기관이 아닌 우리은행, 현대자동차, CJ그룹, 롯데그룹, 신한은행, KT그룹 등 민간 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중이다. 주요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블라인드 채용 유형을 정리했다. 자료=인크루트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 도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블라인드 채용 도입 기업 현황과 요구하는 인재상 등 채용 유형에 대해 정리했다.

◇ ‘블라인드 채용 원조’ 우리은행, “4가지 형식의 면접 진행”


오는 22일까지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진행하는 우리은행은 올 시즌 학력과 전공․연령 등의 지원 자격조건을 배제시키는 대신, 지원자들이 은행권 주요 이슈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아울러 그에 맞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파악하는 데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서류전형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는지' 혹은 '아시아 TOP 10, 글로벌 TOP 50'라는 우리은행의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등을 물었다.

우리은행 채용 과정의 정수는 단연 '블라인드 면접'에 있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블라인드 채용 도입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꼬박 하루 동안 면접 전형을 치를 정도로 지원자의 직무적합성 판별에 큰 공을 들였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채용 면접을 살펴보면 크게 4개의 과제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단계인 ‘심층인성면접’에서는 지원자 1명에 면접관 3명이 배정되어 3분 이내로 자기소개를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두 번째 ‘PT면접’에서는 인사 팀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시사 문제 2개 중에서 지원자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 1개를 선택, 3분간 발표를 통해 발표 자세, 표현력, 자신감, 논리적인 내용 구성을 봤다.

세 번째 ‘세일즈면접’은 롤플레잉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출된 금융 점포 세트에서 역할극을 실시해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는지 관찰 평가하는 면접이었던 것. 우리은행 금융상품 중 1개를 선택해 해당 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권유하게 하면서, 지원자가 어느 정도 수준의 창의력과 설득력을 갖췄는지를 채점했다.

마지막 단계는 ‘팀 프로젝트’ 발표다. 특정 과제를 팀원이 공동으로 분석해 발표하는 형태로, 지원자들의 리더십, 참여도, 발표능력을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심층인성면접에서는 지금까지 진행한 활동을 바탕으로 지원동기와 함께 입행 후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지를 자신 있게 이야기해야 하고, PT면접에서는 금융에 대한 지식, 은행취업을 위한 준비도, 동료간의 협업, 사회를 보는 시각 등에 대한 본인만의 관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현대자동차, “채용 면담 프로그램 ‘힌트(H-INT)’를 이용해라”


현대자동차는 이번 하반기부터 상시 채용 면담 프로그램인 ‘힌트(H-INT)’를 새롭게 도입했다. 힌트는 지원자들의 ‘스펙(Spec)’에 대한 정보 없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하고, 지원자의 직무에 대한 관심도와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수자로 선발된 지원자들은 신입 및 인턴사원 선발 시 일부 전형을 면제받거나 ‘The H(더 에이치)’ 프로그램의 후보자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채용 혜택을 적용 받게 된다. ‘The H’는 ‘길거리 캐스팅’ 방식을 도입한 채용 방식이다.

지난 2013년부터 후보자를 캐스팅하여 4개월 간 심층 인성평가와 면접 등을 통해 '창의인재’를 선발해 왔다.

'힌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대자동차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학점, 외국어 점수, 자격증, 수상 경력 등과 같은 사항을 기록하지 않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유와 직무 역량, 비전 등을 1,000자 내외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현대자동차는 10월부터 매주 약 100명의 채용 면담 대상자들을 선발해 채용 담당자와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일정 및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 CJ그룹, "당신의 경험을 존중합니다"


CJ그룹은 이번 하반기 공채에 출신 학교 및 학점, 영어 점수 등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하지 않는 '리스펙트(Respect) 전형'을 신설한다.

스펙이 아닌 지원자들의 경험과 역량 등을 존중하겠다는 것으로, 실제 자기소개서 작성 시 학교명 등 직무와 무관하게 스펙과 연결되는 항목을 직접 기입하거나, 이메일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본인의 스펙을 어필할 수 없게 했다.

단, 이러한 ‘리스펙트’ 전형은 CJ제일제당과 CJ헬스케어,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 E&M, CJ헬로비전, CJ건설 7개 계열사의 영업 및 음악 제작 직무 등에 한해 입사지원부터 최종합격까지 학교, 전공, 학점, 어학 등 스펙과 관련된 항목의 수집과 평가를 배제한 블라인드 평가 방식을 채택한다.

이미 구직자들 사이에서 CJ는 '자기 소개서를 꼼꼼하게 보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서류전형에서 학교, 전공 등의 정보를 블라인드화 해왔기 때문. 물론 지원자들의 사진도 요구하지 않았다.

◇ 롯데그룹, "스펙 대신 직무수행능력…기획서·제안서 제출"


롯데의 ‘SPEC태클’ 채용은 이미 대기업 블라인드 채용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신입 공채와 별도로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제도다.

서류 접수 시 이름과 연락처, 해당 직무와 관련된 기획서 또는 제안서만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기획서나 제안서에는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 관련 미션수행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지원자들에게 요구한 과제 주제로는 △'현재 롯데제과가 수행중인 제빵사업의 전체적인 운영제품의 장단점과 기업미션 달성을 위한 상품의 구체적인 전략 (상품의 포트폴리오와 구체적인 실행 상품컨셉)을 제시하시오(롯데제과)'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영화관 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방문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시오(롯데시네마)' △'최근 백화점에 라이프 스타일샵, 체험형 스포츠관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컨텐츠가 도입되고 있다. 본인이 백화점 바이어라면 도입하고 싶은 콘텐츠(브랜드 등)는 무엇이며, 도입 시 효과에 대해 설명하시오(롯데백화점)' 등이다.

지난 2015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해 온 롯데는 계열사별로 연간 200여명 수준의 신입사원 또는 인턴사원으로 선발해 왔다.

◇ KT그룹, “지원자 역량·경험 직접 보여달라”


KT의 '스타오디션' 역시 블라인드 전형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KT는 2013년부터 현장 면접형 채용방식을 표방한 이 전형을 통해 입사지원서만으로 표현하기 힘든 지원자의 직무역량과 경험들을 보여 달라고 주문한다.

덕분에 지원자들은 참가 신청 단계에서 스펙 일체를 요구 받지 않으며, 5분 간 형식의 구애 없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다.

오디션은 1명의 지원자와 3명의 면접관이 한 팀이 돼 진행된다. 기존의 면접과는 달리 상호 질의 응답하는 구성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는 순수하게 5분 동안 자기 PR을 할 수 있다.

다만, 스타오디션 면접의 핵심은 자기소개와 사업적 아이디어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결합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에 있음을 유의할 것. 그간의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는 어떤 의미를 갖는 존재였으며, 향후 어떤 직능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논해야 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경험에 얽매이기보다는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어필하는 것이 좋다.

한편 KT는 하반기에 그룹 차원에서 4천여 명의 직원을 채용해 올해 모두 1만 1천 명을 뽑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 외주하청 근로자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약 10% 채용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 신한카드, “디지털·카드 키워드로 역량 어필”

신한카드는 ‘신한 Digital Pass(이하 디지털 패스)’ 전형 지원자 모집을 지난 11일 마감했다.

신한 디지털 패스 전형은 성별, 나이, 학교, 학점, 자격증 등 스펙을 배제한 채 디지털 역량만을 평가해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신한카드의 신설 채용전형. 지원자들은 ‘디지털'과 '카드’ 두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5분 동안 자신만의 생각과 역량, 잠재력을 어필해야 한다.

1분은 자기소개, 4분은 주제발표로 진행된다. 500자 이내로 본인이 발표하고 싶은 주제를 작성해 제출하면, 디지털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도와 지식, 창의성, 카드 및 금융에 대한 이해도 등을 기준으로 선발 여부를 결정한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