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펀드 KKR를 중심으로 한 웨스턴디지털(WD) 진영은 지난 19일 산업혁신기구가 거액의 자금을 출연하는 새로운 인수방안을 제시하고 반격을 도모했지만 결국 도시바 인수전에 실패했다.
도시바는 지난달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 대신 협업 상대인 WD 주도의 신(新) 미·일 연합과 최종 매각 계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무산되며 한미일 연합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은행 등 주요 채권 은행단(채권단)이 도시바에게 ‘9월 중 최종 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한미일 연합 선정에 작용했다. KKR·WD와의 협상과 계약서 작성 과정보다는 이미 협상이 진전된 한미일 연합과의 계약 체결이 빠르기 때문이다.
이날 한미일 연합과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동시에 협의를 진행해 온 WD 진영과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과의 협상은 중단됐다.
한미일 연합에는 미국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미국 애플과 델이 자금 출자자로 참여한다.
니혼게이자이는 “WD와의 소송 리스크가 해소된 시점에서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도 자본 참여할 방침”이라며 총 2조엔 규모로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이 마무리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수자금 확보 등 최종 계약 마무리에는 아직 상당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연합 매각을 극구 반대하는 WD와의 소송 리스크도 여전하다.
한편 내년 3월까지 매각 절차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이 큰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 최종 계약을 맺은 후 각국의 독점금지법(반독점) 심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