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기업 규제 5년, 대형마트·소비자 먼저 나선 까닭

기사입력 : 2017-09-21 06:00 (최종수정 2017-09-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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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한지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지정된 지 5년이 지났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 지방자치단체장은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매월 공휴일 가운데 이틀을 쉬어야 한다.

대기업의 발목이 이렇게 붙잡힌 사이, 전통시장은 경쟁력이 얼마나 회복됐을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일평균 매출액은 대형마트 규제가 시작된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횡보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2014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전통시장을 방문한 횟수는 연평균 0.92회에 불과했다.

예상과 달랐다.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강제하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자연히 이동할 줄 알았던 것이다. 사전에 고객 맞을 준비를 마친 일부 전통시장은 소비자 유입이 소폭 늘었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전통시장을 찾는 대신 의무휴업 전날 대형마트를 찾거나 온라인 쇼핑몰로 몰렸다. 그렇다 보니 대기업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실효성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영세상인을 보호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애초 의도대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더 치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이 일순간 높아질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해도 치밀하게 실행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뿐이다.

답답해진 소비자와 유통업체들은 직접 지역 상인들과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전통 시장 내에 소규모 마트를 입점시켜 고객 유치 효과를 높이는 ‘상생 스토어’를 작년 8월 당진시에 처음으로 열었다. 1층에는 당진어시장, 2층엔 노브랜드 전문점이 운영하는 형태로 품목은 최대한 겹치지 않게 구성했다.

또 대형마트들의 의무휴일을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바꿔 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면서 지자체들이 ‘휴업일 자율 선택제’를 택하고 있다. 실제로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쉬었던 충남 당진시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노브랜드마트는 지난 6월부터 수요일에 쉬기로 했다.

정치권의 ‘경제 민주화’ 정책은 전통시장 회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통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도 동반성장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규제는 업계를 괴사시킬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왕 도입한 제도, 제대로 한번 해보자.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한지명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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