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입장에서는 내년 3월 말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완료해 채무 초과를 해소하고 상장폐지를 저지하고 싶지만 한미일 연합 매각을 반대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소송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이 결과에 따라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도시바의 경영재건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 역시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이 이미 7개월간 이어지고 있다”며 “우선협상자를 제치고 WD와 매각 타결 협의에 들어가는 등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도시바의 입장 바꾸기에 난색을 표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사업 거액 손실로 채무 초과에 빠지자 올 1월 경영 재건을 위해 반도체 사업 매각 방침을 결정했다.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경영권 문제 등으로 교섭이 차질을 빚자 WD 주도의 신(新) 미·일 연합과 매각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협상 타결 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 취하가 보장됐지만 WD가 향후 경영에 직업 관여할 우려가 커지자 다시 대립각이 세워졌다.
미국 투자펀드 KKR를 내세운 WD는 지난 19일 산업혁신기구가 거액의 자금을 출연하는 새로운 인수방안을 제시했지만 도시바 내에서 WD에 대한 불신감이 확대되며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오후 이사회 결의 내용 발표 후 반년에 걸친 매각 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며 “마침내 새로운 주인이 정해지면서 도시바가 경영재건에 전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