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S&P의 신용등급 평가를 비웃기나 하듯 시장은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 구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다른지를 상기시켜 준다고 로이토통신이 22일 전했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은 드디어 신중하게 채무 압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국은행을 비롯해 기타 금융기관은 바로 이 부채 압축 노력의 최전선에 놓여있기 때문에 무사히 사태를 견딜 수 없을 것처럼 우려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위안화 환율은 S&P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 후에 소폭의 움직임에 그쳤다. 또한 교통은행의 주가도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 1조3000억달러(약 1475조5000억원)의 자산을 안고 투자 적격급의 신용등급을 잃은 것 치고는 너무나도 평온한 상태다. 대체 무슨 일이 발생하긴 했던 것인가.
강등에 대한 무관심의 이유 중 하나는, 중국 내 모든 대형 은행에 중앙 정부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은행의 채무액이 많은 것은 지난 10년 동안 정부의 명령으로 대규모 융자를 실행했던 것이 원인이다. 만일 손실이 커져도 당국이 구제해 줄 것이라는 안전장치는 항상 있었다.
물론 교통은행에게 있어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은 타격이 될 수도 있지만, 상황이 위험하게 흐르면 인민은행(중앙은행)이 개입할 것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교통은행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정부의 의향일 뿐' S&P의 신용등급 강등은 하나도 위협이 될 수 없다
보다 폭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더라도, 중국 정부와 금융 기관은 외국투자자 혹은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 따위에 주의를 기울일 이유는 부족하다. 단지 강등에 대해 기분 나쁜 것처럼 너스레를 떨 뿐이다. 스스로도 외부의 요인이 중국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신용등급이 계속 떨어지는 것을 방치하면 해외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해야할 때 제약을 받을 우려가 있다.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정부의 통제와 풍부한 국내 저축률 덕분에 강등이 가져오는 대부분의 악영향은 충분히 면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