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그는 독일, 프랑스 등 핵심 국가들이 시스템 리더십을 발휘해 ASEM 역내 무역자유화 확대와 종교·이민·영토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다.
12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유럽의 경제수장들은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에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한목소리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자무역체제 지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김인호 회장은 이날 “지금 한국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 불가측성의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나아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다른 나라 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왔고, 올해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의 터널을 벗어났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세계 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기업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건 4차 산업혁명의 전개와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SNS,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과 같은 혁신 제품과 서비스가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의 좋은 사례 꼽힌다”면서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기회는 곧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정책담당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융합 신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경쟁을 더욱 촉진하고 소비자선택 영역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4차 산업혁명 혜택, ASEM 회원국 전체에 확산되게 해달라”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날 경제장관들에게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의 원칙을 더욱 확고하게 견지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ASEM과 같은 다자협의체의 역할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국가 간 기술과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의 혜택이 특정 국가에만 집중되지 않고 ASEM 회원국 전체에게 확산될 수 있는 모델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ASEM 내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이 시스템 리더십을 발휘해 무역자유화를 확산하고 국제 분업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를 바란다”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이민, 영토 갈등, 국지적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도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이번 경제장관회의에서 ASEM 역내의 무역·투자 원활화, 디지털 및 물리적 연계성 강화, 급속한 기술발전에 대응한 개도국 및 중소기업의 대응역량 강화 등 여러 가지 협력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며 “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많이 도출될 수 있기를 바라며, ASEM 경제장관들과 업계 간 소통도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ASEM 경제장관회의 오찬행사에는 크리스 페이터르스 벨기에 경제부총리, 에티엔느 슈나이더 룩셈부르크 경제부총리, 수레시 프라부 인도 상공부 장관 등 ASEM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경제장관 또는 수석대표 및 주한 대사 등 100여 명이 함께 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