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박 행장의 연임 배경으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선제 대응하며 호실적을 이끈 것을 꼽았다. 실적면에선 탁월했다는 평가다. 회장 취임 직전 2014년 상반기 388억원 적자였던 씨티은행을 그해 말 1156억원 흑자로 전환시켰다. 2015년에는 2257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는 2121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양호하다.
박 행장의 당면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올해 초 디지털금융 환경에 맞게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전국 126개의 점포를 통폐합해서 101개 점포를 없애고 11개 WM(자산관리)센터와 14개 소비자금융 영업점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큰 내홍을 겪었다. 결국 지난 7월 11일 노조와 전격 합의해 영업점을 11개 더 살리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앞으로 통폐합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과 노조의 반응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씨티은행의 집단 통폐합의 과정에서 불거진 금융소비자 권리를 위한 ‘폐점 사전인가 제도’ 부활 등의 은행법 개정도 부담된다.
영업점 통폐합으로 이탈한 고객과 자금도 다시 끌어와야 한다. 게다가 비대면 채널에 집중하면서 새로 등장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11개의 초대형 WM센터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도 씨티은행이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과제다.
한편 씨티은행은 지난 22일 ‘한국씨티 50주년’ 기념행사를 치렀다. 1967년 9월 8일 서울 소공동에 첫 기업금융지점을 개설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1986년 외국은행 최초로 소비자금융 업무 개시, 1989년 국내 최초 프라이빗 뱅킹 업무 시작, 1990년 24시간 365일 ATM서비스를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2004년에는 한미은행과 통합해 한국씨티은행으로 출범했다.
이날 박 행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고객과 함께 성장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신뢰 받는 금융 파트너로서 고객의 금융 니즈를 충족시켜드릴 창의적인 금융 솔루션으로 최선의 결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