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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현금흐름 분석] 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투자규모와 지분율 무리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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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현금흐름 분석] 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투자규모와 지분율 무리는 없을까?

올 6월 말 현재 FCF 9362억원 수준, 도시바 메모리 투자 규모에 비해 상당액 부족 전망… 취약한 지배구조도 고려해야 할 요소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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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투자규모와 지분율 등을 둘러싸고 무리가 없을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6조6570억원, 영업이익 2조9994억원, 당기순이익 2조43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3.1% 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21.4%, 757.15%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반도체 특수를 맞고 있고 이 기회에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투자를 통해 도시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기술을 습득하게 되면 세계 정상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급증에도 불구하고 기업 재무상태의 핵심인 잉여현금흐름(FCF)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에 수조원의 돈을 쏟아부을만큼 여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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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SK하이닉스

글로벌이코노믹이 SK하이닉스의 올해 6월 말 현재 잉여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은 936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조4443억원, 유형자산처분 808억원, 유형자산취득 -4조1726억원, 무형자산처분 10억원, 무형자산취득 -4173억원으로 되어 있다.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했지만 반도체 시설투자라는 업종 특성상 많은 투자자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산업이다.

때문에 SK하이닉스의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16년 3월 -1조651억원, 6월 -1조7733억원, 9월 -1조4476억원, 지난해 말 -903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되며 지난 3월 4397억원, 6월 936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가 올해 6월 말 현재 갖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469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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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은 도시바와 일본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호야 등 일본 측이 50.1%,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진영이 49.9%를 취득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최대 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를 베인캐피탈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약 2조엔(20조3000억원) 상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최종 매각 대금은 추후 협상을 통해 결정되겠지만 도시바 측 초안대로 협상이 이뤄질 경우 SK하이닉스는 최대 3조450억원을 도시바 메모리에 쏟아 넣어야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흐름 추이는 별도기준으로 2010년 1조5917억원, 2011년 -9521억원, 2012년 -2조1985억원, 2013년 2조8754억원, 2014년 1조4577억원, 2015년 1조4303억원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의 취약한 지배구조도 도시바 메모리 투자와 관련해 검토되어야 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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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SK하이닉스

올해 6월 말 현재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는 SK텔레콤으로 지분 20.07%(1억4610만주)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3.02%(2200만570주)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10.13%(7375만3269주)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대주주인 SK텔레콤과 특수관계인이 20.07%에 불과하다. 또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지주회사인 SK가 지분 25.22%(2036만3452주)를 갖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지분 23.40%(1646만5472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0.01%(8616주),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씨가 7.46%(525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는데 첫 기일이 2017년 11월로 예정되어 있다.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혼이 성사될 경우 최 회장의 재산분할 여부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도 한차례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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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SK하이닉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기계장치 투자나 공장시설 등의 투자금액을 뺀 돈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이 많다는 것은 배당금 또는 기업의 저축,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할 돈이 넉넉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바꿔지면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유형자산 처분, 유형자산 취득, 무형자산 처분, 무형자산 취득액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감안해 잉여현금흐름을 구하는 계산방식을 적용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