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근의 유통칼럼] 한국 유통산업의 현주소와 유통단체의 과제

기사입력 : 2017-09-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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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 객원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1996년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소매점 중심의 경쟁이 강화되었다. 편의점·대형마트·홈쇼핑·인터넷쇼핑 등 새로운 소매점들이 중소 유통보다는 대형 유통기업 중심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규모의 경영을 통한 효율성이 강조되었다. 한국 유통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한국 경제와 소비자 복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구조적 변화에 따라 중소 유통업자의 도산과 생계형 자영업자의 급속한 쇠퇴로 인해 사회·정치적으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고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규제가 증가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기된 4차 산업혁명은 우리나라도 본격화 하고 있다. 1차, 2차, 3차 산업과 정보(Information)·통신(Communication)에다 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AI)기술이 융합된 맞춤형 상품·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소비자 효용이 증가하고 유통·물류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구글(Google)·페이스북(Facebook)·트위터(Twitter) 등 ICT 기업들은 온·오프라인, 수요·공급이 실시간 양 방향으로 연결되는 신규 서비스로 제조업과 서비스 융합, 이종산업 진출·제휴 등으로 산업 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신규 산업과 서비스가 촉진되면서 산업구조와 고용구조 등에도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유통산업은 정책 수립 과정에서 ​대·중·소 문제로 정부와 정치권에 난제를 주고 있다. 자본·정보·인력 시스템을 대단위로 투자한 대형 유통기업들은 조직적·효율적으로 경영되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계부채·실업·고용·지역 경제 등 국가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경영파탄으로 폭탄이 되어가는 생계형 자영업자들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를 외면하기는 어렵다. 이제 이해관계자들은 효율성과 자영업 보호라는 구조적으로 꼬여 있는 실타래매듭을 풀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유통의 구조 변화와 현주소를 이해하고 새로운 정책 대안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산·학·관(연)에서는 기업 차원의 연구는 있었지만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적인 연구는 부족했다. 정부는 유통구조 고도화, 선진시스템, 지식기반 인프라, 균형발전 과제를 설정하면서 중소 유통업 구조 개선 촉진과 협업화, 조직화, 업태경쟁, 지역 유통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 4개의 세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또한 해외시장 진출 지원, 환경마케팅, 실버마케팅 등 새로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과 통계시스템 개선을 제시했다. 물류산업에서도 아웃소싱, 대형기업 육성, 소프트 물류체계, 글로벌화, 투명성, 아웃소싱 지원, 통계 인프라, 전문성, 규모화, 표준화, 정보화, M&A 등 다양한 과제들이 제시되었다.

한국은 빅3 중심의 백화점 대형마트 성장세가 한계에 봉착되고 있다. 복합쇼핑몰과 인터넷 쇼핑몰 등 성장을 위한 신업태 출점으로 유통생태계는 긴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여당은 꺼져가는 지역 경제와 신음하는 중소상인,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복합쇼핑몰 등 모든 대규모 점포에 대하여 의무휴업일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제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한국적 상황에서 대·중·소 유통의 상생협력을 위한 조정에 관련 협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의 목표 대상은 소비자이지만 유통협회는 사회적 이슈 조정과 회원사들의 대변자 역할 등 ‘동전의 양면’에 충실하여야 한다.

한국유통산업 관련협회는 백화점 체인스토 편의점 체인사업 전자상거래&통신판매 슈퍼마켓 홈쇼핑 프랜차이즈 주류도매상 등을 대표하고 있다. 또한 전국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음식업중앙회, 대한숙박업중앙회와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이 소속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등 전국 단위가 있다. 이들의 생존방식은 집단이익과 이념을 위한 자기 주장을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혜택보다는 회비 후원금 기타경비로 조달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호 협력관계의 개선보다는 회원사 요구에 급급하면서 중장기 계획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많다.

한국 유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회가 총대를 메야 한다. 우선 회장과 행정책임자(전무이사 사무총장 부회장)의 역할 분담 등 관계 설정이 업계 위상을 스스로 올려가는 지름길이다. 유통단체들은 지금이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계기를 모색한다면 보다 높아진 업계 위상과 큰 이익을 돌려받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유통업계는 지금까지 ‘우문 안 개구리’처럼, 너무 작은 틀에서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이제 정체성을 살려 독창적 전략 차원에서 외국의 성공적 모델까지 논의해야 한다. 정부는 ‘조정위원회’ 설립으로 정책·정보 공유와 상호 관심사를 키워가야 할 것이다.


임실근 객원 논설위원(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임실근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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