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향기] 인문학 향기 듬뿍 느끼는 추석 고향나들이

기사입력 : 2017-09-27 13:15 (최종수정 2017-09-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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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사)사색의향기 상임이사
인문학은 인간 사유와 의식, 인간(人間) 사이의 관계, 생활과 존재 기반, 그리고 이러한 것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탐구하는 종합학문이자 인간과 인간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인문학의 본령이 끝없는 사회비판과 비판적 문제의식에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인류사의 극적인 전환점에서 항상 비판적 문제의식의 해결책을 모색하게 해 주었던 여행은 인문학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행도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인류사회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여행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물이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인문학적인 역할과 기능을 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세계로의 이동이나 발전을 이끈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인 '길가메시 서사시'도, '오디세이'도, '서유기'도 결국 고향을 떠나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길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왜 길을 나선 것일까요? 여행은 여행 그 자체로도 목적이 있지만 다른 한 가지 목적은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데 있습니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어떤 계기로 집을 떠나 여러 낯선 장소를 이동하며 갖가지 사건과 인물들과 만나면서 성장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확실히 여행은 단순한 관광 이상이다. 여행은 삶에 관한 상념들에 계속해서 일어나는 깊고, 영구적인 변화이다"라는 미리엄 비어드(인생 명언 중)의 말은 이를 잘 나타내 줍니다.

여행은 여유 있는 사람이 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 주는 '삶의 촉매제'를 얻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전 연령대에 걸쳐 우리들은 여행을 갈 수 있고, 연령대별 여행 목적은 실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10대는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한 여행,

20대는 학습과 체험을 하기 위한 여행,

30대는 꿈과 희망을 갖기 위한 여행,

40대는 향후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을 쌓는 여행,

50대는 살면서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것을 보기 위한 여행,

60대는 열심히 살아온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는 여행,

70대는 삶의 짐을 내려놓는 여행을 예로 들 수가 있겠습니다.

이처럼 여행은 동일한 여행일지라도 가는 사람들의 연령대에 따라 여행 효과가 다르기에 버릴 수 있는 여행은 결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Travel'은 고통, 고난을 뜻하는 라틴어 'Travail'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오늘날은 여행을 즐거움과 여유로 나타낼 수도 있지만 고대의 여행은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그 과정을 통하여 고대인들은 한층 더 성숙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주마간산(走馬看山)격 여행은 좋은 여행의 예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체험적이고 많이 보고 느끼는 느린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길을 떠나는 여행과 사람을 한층 성숙시켜주는 인문학이 결합된 '길 위의 인문학'이 전국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현장에서 강연을 들으며 돌아오는 길에 사색하는 인문학 여행은 수확의 계절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내가 로마 땅을 밟은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자 내 삶이 진정으로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말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팔월 한가위를 맞아 고향의 추억과 함께 인문학의 향기를 듬뿍 느끼는 고향나들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영준 (사)사색의 향기 상임이사 이영준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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