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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세일페스타 명암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왜 미국만큼 흥행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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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세일페스타 명암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왜 미국만큼 흥행 못할까

미국은 밤새 기다리는데… 한국은 ‘365일 세일공화국’ 체감률 낮아
美 80~90% 할인폭 넓지만, 韓 유통업체 판매 수수료로 평균 20~30% 미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대규모 쇼핑 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다음달 31일까지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축제 개최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국내 소비를 진작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마련한 행사인데 축제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대규모 쇼핑 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다음달 31일까지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축제 개최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국내 소비를 진작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마련한 행사인데 축제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코리아세일페스타’. 정부가 미국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떠 만든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다. 2015년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위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었고 지난해 명칭을 바꿨다. 올해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34일간 진행된다. 하지만 행사 시작부터 흥행 참패(?)가 예상된다. 정부는 수십억 원의 국고를 투입하며 내수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사상 최장 기간의 추석 연휴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행사 취지를 무색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이코노믹이 두 돌을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업계 분위기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대규모 쇼핑 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다음달 31일까지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축제 개최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국내 소비를 진작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마련한 행사인데 축제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유통 211개, 제조 93개, 서비스 37개 등 총 341개사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서비스 100개사를 포함해 400개사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행사 하루 전인 27일 세일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참여 업체별 대표 상품 페이지에는 ‘9월 말 오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와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미국은 밤새 기다리는데… 한국은 ‘365일 세일공화국’ 체감률 낮아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光棍節), 영국의 박싱데이(Boxing Day) 등이 롤모델이다. 내수 진작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행사로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모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규모 세일행사는 전통적 축제라기보다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관치성 행사 성격이 짙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 년 내내 대규모 할인행사가 진행돼 소비자들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새롭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기세일, 브랜드세일, 출장세일 등 백화점 자체 행사에 더해 지난해에는 코리아 그랜드세일, K세일데이 등 대규모 세일 이벤트가 추가되면서 ‘세일 피로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쯤 되니 한국이 세일공화국처럼 느껴질 정도다.

반면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밤새서라도 사수해야 하는 날’로 통한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인 10월 24일 새벽2시까지 연장 영업을 한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불과 4시간 후인 블랙프라이데이 오전 6시에 다시 문을 열었다.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고 폐장시간까지 백화점을 돌아다니거나 한정 물품을 사기 위해 매장 개장 시장에 맞춰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세계인들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엄청난 할인율 때문이다. 500달러짜리 55인치 TV를 40%, 또는 최대 80% 할인된 가격이 책정된다. 이를 위해 유통업계는 몇 달 전부터 물량 확보에 나서기도 한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유통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다. 다음 신제품이 나오기 전에 파격 할인을 해서라도 재고를 없애야 한다. 평균 할인율이 50%에 달하고 최고 90% 수준의 할인 상품이 나오는 까닭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통업체가 판매 수수료만 챙기다 보니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평균 할인 폭이 20~30%에 그친다. 또 대다수 신상품이나 인기상품은 할인에서 제외됐다. 소비자들이 ‘코리아세일파스타’를 통해 엄청난 할인 폭으로 상품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국인 수요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해외 직구족, 온라인 쇼핑의 할인폭이 높은 것도 한계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