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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황금연휴, 재계 총수 머릿속은 온통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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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황금연휴, 재계 총수 머릿속은 온통 '경영'

총수 대부분 자택서 경영구상, 외부활동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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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최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연휴에도 불구하고 재계 총수들은 산적한 그룹 현안과 하반기 경영구상으로 바쁜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 동안 외부활동은 자제하고 휴식과 함께 경영구상 등 '정중동'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출근만 안했을 뿐 총수의 머릿속은 온통 ‘경영’으로 가득차 있다.
총수들의 이 같은 '명절 경영'은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경영 위기 속에서 산적한 현안 때문에 바쁜 탓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어지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우려해 저자세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휴 잊은 총수들, 자택서도 경영구상

지난 2월 17일부터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치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서울구치소에서 맞을 예정이다.

이날 항소심에 들어간 이 부회장은 다음달 중순쯤 정식 공판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의 2심을 앞둔 삼성엔 긴장감이 돌고 있다. 2심에서 1심 재판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이 부회장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현재 2심 재판 변호인단을 재정비하며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심에서 뇌물 공여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연휴 동안 외부일정 없이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챙겨야 할 그룹 현안이 산적해 휴식을 취해도 마음은 편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가 사드 보복의 후폭풍을 제대로 맞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다 최근 기아차가 통상임금 판결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부담감은 가중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 동안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전념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추석연휴에 특별한 일정이 없다"며 "보통 자택서 머물며 하반기와 내년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명절 경영'을 이어간다. 최 회장은 연휴동안 재충전하며 산적해 있는 경영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가 마무리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사업 구상과 함께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중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도 구체적인 사용 여부와 투자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다음달 18일에는 최 회장 주관 아래 ‘CEO세미나’도 예정돼 있다.

SK관계자는 “연휴 동안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다"며 "휴식을 취하면서 그룹 현안과 함께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휴식과 경영구상’ 병행

4대 그룹 외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연휴 일정도 휴식과 경영구상이 대부분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자택에서 가족과 차례를 지내며 경영 구상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화는 최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연휴 동안 태양광 사업을 미래사업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전략을 보완하는 등 경영 구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음달 9일은 한화의 창립기념일이다. 창립 65주년을 기념해 김 회장이 어떤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 관계자는 "특별한 일정없이 자택에서 휴식과 함께 경영 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한화 창립기념일은 다음날 임직원끼리 조촐하게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에는 자택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서 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휴 전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물러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그룹 경영 정상화 해법을 찾는 것이 당면 과제다.

최근 채권단에 제출한 금호타이어 자구안이 반려되면서 경영권 박탈과 동시에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박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고해서 금호타이어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그룹 상황 개선을 전제로 재인수 의사를 전한 바 있다.

지금 당장은 자율협약 체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물러나지만 그룹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