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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 중국 판매 급브레이크... "사드 보다 소비자 요구 충족 못시켰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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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 중국 판매 급브레이크... "사드 보다 소비자 요구 충족 못시켰기 때문"

현대∙기아 1~8월 57만6974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항상 정치 리스크에 따른 문제점만 표면화하고 있을 뿐, 중국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상품의 개발에 대한 요구는 등한시하고 있다. 자료=베이징현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항상 정치 리스크에 따른 문제점만 표면화하고 있을 뿐, 중국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상품의 개발에 대한 요구는 등한시하고 있다. 자료=베이징현대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양국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를 배경으로 중국 내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과 혐한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의 판매는 '격감'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 자동차 업계의 매출 감소와 중국 자동차 시장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한국차의 판매는 5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 진르터우탸오(今日頭条)가 전했다.
진르터우탸오는 한국의 2대 메이커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8월의 판매 대수가 7만6010대로 전년 동월 12만4116대의 61% 정도의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1~8월 누계 판매 대수도 2개 업체를 합쳐 57만69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차 판매가 1년 사이에 이토록 부진에 빠진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기사는 정치적인 이유 이외에 세 가지의 문제점을 꼽았다.

첫 번째는, '시장 환경'을 들었다.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차의 구입을 보류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계 자동차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일본계 자동차 판매 침체 때와 정 반대의 상황으로 "당시 한국차는 일본계 자동차의 판매량 급감과 동시에 그 혜택으로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어 한국차의 불리한 상황이 일본계 자동차의 호조세를 가속시킨 셈이다.

두 번째는 '중국 메이커의 경쟁력이 확대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최근 중국 업체들은 다양한 차종의 자동차를 합작 차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1~2년 사이 "품질 향상 또한 눈부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자동차의 경쟁력 향상은 "한국 자동차뿐만 아니라 많은 합작 기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한국 자동차에는 '주목할 만한 장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고급차는 높은 품질과 조작성을, 미국 차는 강한 마력을, 일본계 자동차는 연비 성능의 우수성을 내세우는 등 각각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반면 "한국차는 외형과 가격 장점 외에 소비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매력은 다른 합작 차에 견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국 자동차 판매 부진의 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뿐 만은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한 중국에서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항상 정치 리스크에 따른 문제점만 표면화하고 있을 뿐 중국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상품의 개발에 대한 요구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