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출신의 창업자 윌리엄 슈는 "이번의 자금 조달에 따라 우리 회사는 사업을 다음 단계로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델리베루의 조달 자금 총액은 8억6000만달러(약 9848억원)에 달했으며, 창업 4년째를 맞은 기업 가치는 20억달러(약 2조2902억원)로 평가됐다고 포브스재팬이 28일(현지 시각) 전했다.
우선 먼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고객들이 이 서비스를 매우 좋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신선 식품 시장의 규모는 테이크아웃 시장의 100배에 달한다"며 "미래에 델리베루 사용자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이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고, 식사 때마다 배달을 의뢰하는 고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두 번째로, 자전거가 중심인 델리베루 배달원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배달 건수를 늘리고 있다. 마이그롯은 "델리베루의 비즈니스 모델은 효율성을 극한까지 추구한다. 배달을 해내면 해낼수록 배달원들의 이익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실제 델리베루 배달원은 보수를 시급제와 수수료제 둘 중 선택이 가능하다. 수수료제의 경우 배송 한 건당 3.75파운드(약 5800원)을 얻을 수 있으며, 배달원은 평균 시간당 3건의 배달을 해내고 있다.
배달원들에게 델리베루에서의 일은 우버이츠(UberEATS)나 아마존 레스토랑(Amazon Restaurants)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마이그놋은 최근 델리베루에서 초밥 배달을 의뢰한 결과, 자전거 대여소 직원이 직접 자전거로 배달원을 자청해 신속한 서비스를 받았다고 전한다.
또한 델리베루는 식사가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을 점차 줄이고 있다. 올해 1월, 이 회사는 배달 시간을 20% 줄여 평균 29분으로 발표했다. 이 회사는 '프랭크'라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딥 러닝을 이용한 예측 모델에서 요리의 완성 시간을 예측하고 최적의 장소의 배달원을 매칭시키고 있다. 배달원이 음식을 나르는 데 필요한 시간은 평균 6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델리베루의 주방에서는 레스토랑을 통해 고용한 직원이 직접 요리를 한다. 레스토랑 측은 점포 비용 부담없이 새로운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모든 상황이 델리베루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한편 최근 델리베루의 비즈니스 모델에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캐피탈 회사인 망그로브 캐피탈 파트너스(Mangrove Capital Partners)의 마크 틀루츠(Mark Tluszsz) 최고경영자(CEO)는 델리베루의 사업 마진이 낮아 지속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델리베루가 계획하는 '키친 확대 전략'과 기술을 활용한 '배달 효율의 개선'이 과연 정말 이익을 낳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했다.
또한 영국의 행정 당국이 델리베루의 고용 조건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휴업 보상 등의 혜택을 배달원에게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국의 규제가 강해지면 막대한 비용 증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버가 런던에서의 영업 정지가 선고된 지금, 유럽 각지에서 주문형 시스템 서비스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틀루츠는 "식사 배달 서비스는 우버보다 훨씬 규제의 영향을 받기 쉬워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물론 델리베루는 2016년 시점에서 불과 0.7%의 마진 밖에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수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마이그놋은 말한다. "투자자들은 오직 수익률에만 정신을 빼앗겨 있지만, 중요한 것은 투자 효율성"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