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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탄생 10년 만에 '최악 위기'…혁신 없고 폭발사고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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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탄생 10년 만에 '최악 위기'…혁신 없고 폭발사고 이어져

애플, 아이폰 7 발매 후 잇단 배터리 폭발사고로 리튬-이온 배터리 위험 인식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아이폰X 시리즈가 사라진 혁신에 대한 혹평과 함께 폭발마저 일어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아이폰X 시리즈가 사라진 혁신에 대한 혹평과 함께 폭발마저 일어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22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된 미국 애플의 신상품 '아이폰(iPhone) 8'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의 혁신적인 기세는 찾아볼 수 없고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는 최악인 데다가 배터리 폭발사고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사상 최대의 고비를 맞이했다.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아이폰X 시리즈에 대해 출시부터 이어진 사건과 평가, 그리고 판매시장 동향과 이번 폭발사고까지 글로벌이코노믹에서 집중 고찰했다. <편집자 주>
■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10주년 이벤트서 상상치 못한 실수

한국 시간 13일 새벽 "최근 10년 동안 변화가 가장 크다"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iPhone) X와 기타 4개 제품이 발표되었다. 10주년이라는 기념에 맞춰 출시되는 신비감과 사전에 알려진 다양한 신기술로 인한 기대감은 고객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이폰 X 발표회에서의 얼굴 인식 기능에 대한 어이없는 해프닝을 비롯해 '블랙 테크놀로지'(첨단기술)로 관심이 집중되어있던 기능을 둘러싼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혁신' 등으로 애플의 주가는 하락해 이날 종가는 0.4% 하락한 160.86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애플은 실패 이유에 대해 "Face ID 인증에 두 번 실패했을 때 일어나는 동작이며, 사양대로일 뿐"이라는 견해를 발표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야심차게 준비한 스페셜 이벤트에서 추태를 보인 것은 해명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사실이다.

애플의 시가 총액이 약 8300억달러(약 939조9750억원)인 것으로 계산하면 출시일 하루만에 33억달러(약 3조7372억원)가 증발한 셈이다. 이는 아이폰 X 기본형이 999달러인 것을 감안했을 때 약 330만3300대를 구입할 수 있으며, 수익으로 따진다면 1000만대를 판매해야 얻을 수 있는 액수다.

신형 아이폰 시리즈, 고가에 비해 그다지 혁신적인 것 없어
신형 '아이폰'을 통해 애플이 제시한 가격은 예상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거기다가 혁신적이지 않은 기술과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충성고객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신형 아이폰이 구비한 무선충전 기능과 대형 스크린, 듀얼 카메라 등과 같은 기능은 중국의 화웨이와 오포(OPPO), 한국의 삼성전자 등의 기종에서 이미 채용해 널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X를 예로 들면, 애플 CEO 팀 쿡은 '최대의 비약'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 비약에는 기술의 비중이 결정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독창적'인 요소를 가져야한다. 애플이 아이폰 X에서 선보였던 기술을 샤오미나 비보, 화웨이가 할 수 있다면 이는 혁신이라고 지칭할 수 없다.

또한 프레임리스 디스플레이와 얼굴 인식 등은 스마트폰의 주류 기술로 이미 예고된 기술이었다. 애플이 이러한 것들을 아직도 혁신이라고 주장한다면 업계와 고객의 조롱만 살 뿐이다. 소비자가 유행을 쫓는 것을 원칙으로 타사의 제품과 비교했을 때 애플만이 내세우는 독특함이 없다면 이는 곧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뜻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분석가 닐 샤(Neil Shah)는 "중국 브랜드는 규모의 확대와 공통의 공급망에 접근해 있으며, 부품 구매력 향상과 적극적인 마케팅, 그리고 적정 수준의 가격 설정은 애플의 성장 속도에 제동을 걸면서 애플의 차별화 포인트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충성고객 인산인해 옛말, 인기 '최악'…가격인하 단행 모바일 상점 속출

아이폰 출시 첫날이 되면 항상 중국 각지에서 철야를 지새우며 긴 줄이 들어서곤 했다. 그러나 이번 아이폰 8 출시일, 베이징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과 산리툰(三里屯)에 있는 애플 직영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신기종 발매 시 인산인해를 이루던 긴 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왕푸징 스토어 개점 시 고객은 단 4명뿐이었다.

그리고 중국 내 각 도시 또한 거의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인해 휴대 전화 가게 매장 가격은 애플 공식 사이트의 가격을 밑돌았다.

베이징 시내에 있는 애플숍 점장은 발매 후 이틀이 지나는 동안 단 2대 밖에 팔리지 않았으며, 결국 매장 가격을 반복적으로 인하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기종은 공식 사이트의 가격보다 약 100위안~500위안(약 1만7000원~8만6000원)을 인하했지만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 매장에서도 거의 동일한 상황을 연출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타오바오(淘宝)에서 아이폰 8 64G 모델의 최저 가격은 5378위안(약 92만7000원)으로 애플 공식 사이트의 판매 가격보다 510위안(약 8만8000원)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 폭발사고까지…리튬-이온 언제까지 사용?

대만 중부 타이중에 사는 우(吳) 씨가 사용한 지 사흘 된 아이폰 8 플러스를 충전기에 가젯을 연결하여 충전하던 도중 3분만에 배터리가 폭발했다고 29일(현지 시간) 더 넥스트 웹이 보도했다. 그녀는 아이폰 4 출시 이후부터 줄곧 애플 기기만을 사용했지만, 이러한 사태를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자신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후 애플은 해당 제품을 수거해 제조업체 공장으로 보내 정밀 조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배터리 자체내부의 보호막 손상이 아이폰 8 플러스의 폭발 원인으로 지적했다. 스마트폰이 고급화하면서 배터리의 압력이 증가했고 양극으로 나누어진 전해질이 합성해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아이폰의 폭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의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가 이슈가 되던 당시 아이폰 7도 폭발사고는 있었다. 다만 그 빈도가 적어 삼성의 커텐에 완벽히 가려졌을 뿐이다. 애플 또한 아이폰 7 발매 이후부터 꾸준히 이어진 배터리 폭발사고를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1912년에 개발되었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1991년 소니가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기술을 인수한 이후부터다. 고전압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전해질이 액체로 되어 있어 누액 및 폭발, 화재 위험으로 인한 사고는 항상 따라다녔다. 그리고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해명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강한 압력을 받으면 팽창해 방화될 수 있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 애플, 안전한 리튬-폴리머 버리고 리튬-이온 선택 '최악의 한수'


애플은 아이폰6까지 리튬-폴리머 방식을 고수하다 아이폰 7에서 처음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 리튬-폴리머 방식은 리튬-이온과 동일한 3.7V의 고전압 에너지 저장밀도가 높지만 유기용매(전해질)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꿈으로써 위험성을 낮췄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은 아이폰 7이 탄생해면서 애플로부터 버림받았다. 이후 애플의 배터리 폭발사고도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제조비용을 낮추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택한 애플의 앞날에 서서히 짙은 안개가 깃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당시 애플에서 제공한 아이폰7 배터리 제원을 살펴보면 "아이폰6보다 1~2시간 더 긴 배터리 사용시간"이라는 문구가 돋보인다. 이번 아이폰 8에서도 애플은 아이폰 X에 대해 "아이폰 7보다 최대 2시간 더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아이폰 8 플러스에 대해 "아이폰 7 플러스와 비슷한 배터리 사용 시간"이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이는 동일한 용량 혹은 이전보다 적은 용량의 배터리로 더 많은 기능을, 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어필한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배터리 문제를 처리하지 않고 만약 이후에도 배터리 폭발사고가 이어진다면 애플 충성고객들은 이를 "애플 스스로 배터리를 과하게 사용하도록 해 폭발 사고를 야기시켰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애플이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 경제를 이끌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특히 스마트폰의 새로운 시대는 애플이 만들어 낸 10년간의 전설이며 혁신에 의한 리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의 보스인 애플이 혁신 정신을 관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심지어 애플의 신제품은 경쟁을 위한 충분한 강점이 결여됐을 뿐만 아니라 공급 부족이라는 약점도 안고 있다. 애플이 지금까지 취해 온 '헝그리 마케팅'(품절 상법)이라는 전략은 이미 애플이 직면해야할 단점으로 변해있다. 최근 시장의 다변화는 과거의 전략을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모바일 5G가 상용 시대에 돌입을 예고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잡스가 만들어놓은 혁신에 담궈 놓은 밥숟갈만으로는 혁신을 논하기에 부족하다. 애플이 다른 브랜드를 능가하는 기술과 혁신 요소를 보여주지 못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점차 빼앗길 것이며 애플이 주도한 혁신 시대는 마침내 종말을 고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