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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알디, 북한 노동자 생산 수산가공품 전 세계 유통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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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알디, 북한 노동자 생산 수산가공품 전 세계 유통 적발

연어 구입만으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북핵 개발 도와

미국 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산 가공품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의 손에 의해 생산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산 가공품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의 손에 의해 생산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저녁 식사 메뉴에 올리기 위해 연어를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북한의 핵 개발을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푸드 인터넷 매체인 이터(Eater.com)는 6일(현지 시간) 미국 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산 가공품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의 손에 의해 생산되고 있던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연변(延辺) 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에 있는 식품 가공 업체 4개사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여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대게, 연어, 오징어 등을 가공시켜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씨-트렉(Sea-Trek Enterprises)'과 펜실베니아의 '피신(Fishin)' 사에 수출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사는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다시 재가공해 미국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 1600개 점포를 가진 독일계 홈마켓 알디(ALDI) 등에 도매로 넘겨왔다. 심지어 씨-트렉은 재가공 제품을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에도 수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선박의 운항 기록을 근거로 이들 기업으로부터 올해에만 2000톤의 수산 가공품이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간접 무역과 재가공 방식을 통해 북한에 이익을 주고 있던 것은 연방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문서는 훈춘에서 30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개인 사생활이 일체 통제된 상태에서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면서도 평균 300달러(약 34만4000원)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그 중 70%를 북한 당국에 착취당하는 '현대판 노예'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가진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 및 판매하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눈이 매우 따갑다. 따라서 이번 소식으로 월마트와 알디에 대한 불매 운동은 당연히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립수산연구소(NFI)의 존 코넬리 소장은 "위험한 독재자를 지원하고 있지 않은지?"라고 되물으며 기업을 위한 공급망의 재점검을 요구했다.
피신 측은 올 여름을 마지막으로 훈춘의 업체들과 계약을 끊었다고 해명했지만 제품 유통망에는 여전히 재고가 남아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관계자가 "건설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대응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월마트의 대변인 또한 훈춘의 공장에서 노동상의 문제가 있음을 1년 전에 인식하고 공급자 관계를 단절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송 기록을 확인한 결과 AP통신의 조사가 사실임이 확인되자 이 회사 제품의 수입을 취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수산 가공품 이외에도 훈춘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의 손에 의해 생산된 건축 바닥재와 섬유 제품 등이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수송 경로를 확인하지 못해 보도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