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제약사 "중국시장은 우리 땅"...中, 신약승인 규제 대폭 완화로 진출 가속화 전망

공유
2

글로벌제약사 "중국시장은 우리 땅"...中, 신약승인 규제 대폭 완화로 진출 가속화 전망

해외 승인 얻은 임상 시험 데이터, 중국내 약물 등록에 사용 가능

해외 승인을 얻은 제약업체는 중국에서 추가 테스트를 수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년간 지연됐던 신약 출시를 대폭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해외 승인을 얻은 제약업체는 중국에서 추가 테스트를 수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년간 지연됐던 신약 출시를 대폭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수십 년 동안 중국 환자들은 신약 개발을 방해한 관료들의 행정 지연 때문에 최첨단 의약품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신약 승인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개혁이 비합리적인 중국 의약 시장의 관행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의약품 및 의료 기기의 승인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치료법 도입 시 병목 현상을 완화하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 이 움직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제약 시장에서 국제 및 현지 제약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인구 고령화와 암, 당뇨병 등 질병 발생률 증가로 신약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첨단 치료법을 요구하는 중산층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동력 또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의 개발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특정 의약품의 가격 상승과 불법 거래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다. 결국 약물 규제 시스템 개선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국무원의 정책 성명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약 및 의료 기기 제품은 혁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제 선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개혁은 대중의 임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구조 조정과 혁신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결정한 새로운 규칙에 따라, 해외 승인을 얻은 임상 시험 데이터가 중국내 약물 등록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향후 해외 승인을 얻은 제조업체는 중국에서 추가 테스트를 수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년간 지연됐던 신약 출시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속한 승인은 화이자(Pfizer),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그리고 기타 다국적 기업들에게 향후 수년간 중국 시장의 확대와 함께 매출과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규정을 환영하며 즉시 성명을 통해 화답했다. 화이자는 "이번 정책이 글로벌 신약 개발을 지원하고 중국의 다중 지역 임상 시험 시스템 통합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캠브리지에 위치한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중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핵심 성장 시장이며, 우리는 수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퀸타일즈IMS(QuintilesIMS) 조사에 따르면, 중국이 2016년 소비한 의약품은 약 1677억달러(약 192조2680억원)를 기록해 시장 규모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부분 글로벌 제약 기업들의 중국 시장 매출은 글로벌 매출의 극히 일부만을 차지했다.

중국공상은행(ICBC) 인터내셔널리서치의 선임 건강관리 분석가 장지아린(Jialin Zhang)은 "승인 가속화로 인해 신약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개선됨으로써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수익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외국 제약 기업들이 주요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이 개발 중인 의약품의 파이프라인이 깊기 때문에 신약 승인이 빨라지는 것 자체가 수익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당분간 외국 제조업체가 중국 제약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현지 업체들이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제약 기업의 혁신이 가속화 된다면 중국 시장에서의 전문성과 저렴한 비용 덕분에 장기적으로 보다 큰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