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제로 AI 음성 길잡이라고 하는 시리는 도대체 얼마나 현명할까? 최근 중국 연구팀이 지능을 측정하는 기준의 하나인 IQ 테스트를 통해 애플의 시리를 비롯한 여러 AI 음성 비스의 지능을 측정한 결과를 인용해 아이폰-매니아(iphone-mania)가 10일(현지 시간) 전했다.
공개된 논문 "AI 지능 지수와 지능 수준(Intelligence Quotient and Intelligence Grad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는 인간의 IQ는 6세에서 평균 55.5를, 12세에 84.5를, 18세에서 97.0 정도 수준을 나타낸다. 따라서 단순 비교할 경우 가장 순위가 높았던 구글의 AI조차 6세 이하의 지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라인 도전을 구글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으로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를 꺾고 바둑계의 최강자로 등장한 알파고(AlphaGo) 또한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IQ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알파고 또한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입력해 이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물론 인간 지능의 한 측면을 헤아리는 IQ 테스트를 통해 음성 비서의 '지능'을 쉽게 결론 내릴 수는 없으며, 알파고와 시리를 동일한 AI 시스템으로 논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사실 시리와 같은 시스템을 AI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만을 거점으로 하는 AI 스타트업 애피어(Appier) 연구원은 "AI는 엄청난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6세 어린이의 지능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테스트는 AI의 위협을 제기하는 과학자 스티븐 호킹과 테슬라(Tesla)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하는 결과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번 측정에 대한 또 다른 의미는 2년 전 동일한 실험에서 IQ 26.5를 기록했던 구글 AI가 이번에 IQ 47.28로 진화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AI 프로그램이 놀라울 정도로 단기간에 진화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