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는 지난 9월 28일 롯데정보통신으로부터 이비카드 3만2500주를 46억1000만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롯데카드는 이비카드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됐다.
롯데카드는 롯데정보통신이 갖고 있던 이비카드 주식을 롯데카드 자신의 잉여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들였지만 정작 이비카드의 경영실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이비카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062억원, 영업이익 -27억원, 당기순이익 -1억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932억원, 영업이익 -77억원, 당기순이익 -86억원을 나타냈다.
이비카드는 2014년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857억원, 영업이익 29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롯데카드가 3년 연속 적자를 보인 이비카드를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인 14만1846원에 매입에 나선 이유가 주목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은 486억원을 기록했으나 2분기 -4270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올 2분기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4227억원, 유형자산처분 0억원, 유형자산취득 -26억원, 무형자산처분 0억원, 무형자산취득 -17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기계장치 투자나 공장시설 등의 투자금액을 차감한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는 데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나타내면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비카드 지분을 매각한 롯데정보통신의 지분분포는 최대주주가 롯데리아로 지분 34.53%의 295만3500주를 갖고 있고 대홍기획이 28.50%(243만77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0.45%(89만3320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6.82%(58만3212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99%(34만1480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3.51%(30만주) 등 롯데그룹 오너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롯데정보통신이 보유한 이비카드를 매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인 롯데정보통신이 또 다른 손자회사인 이비카드를 소유한다는 지배구조가 공정거래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다른 손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고 지분을 100% 갖고 있어야 한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롯데리아이며 롯데리아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 지주회사가 롯데쇼핑을 지배하게 되므로 손자회사인 롯데카드나 롯데정보통신은 두 곳 중 한곳이 이비카드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결국 롯데 지주사의 출범과 함께 롯데정보통신이 갖고 있던 이비카드의 지분을 롯데카드에 넘긴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이비카드 지분 전량 인수가 롯데그룹 지주회사 출범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하나 3년 연속 적자를 보인 이비카드를 액면가의 14배가 넘게 사들인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