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퇴직연금(IRP) '0원 계좌' 절반 넘어…“단순 미래고객 확보 차원 여겨 문제”

5대 은행도 40% 넘어 … “성과 연동해 무리한 판매 강요” 지적도

기사입력 : 2017-10-12 17:08 (최종수정 2017-10-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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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의 IRP '0원 계좌' 현황. 그래픽=노혜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절반 이상이 적립금 0원인 '깡통 계좌'로 확인됐다.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 확대와 장기 고객 유치를 노린 은행들이 '실적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들의 제한된 선택권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바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 증권사를 모두 포함해 적립금이 0원인 계좌는 전체 271만 3367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4만884건( 56.7%)에 달한다.

이 중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주요 시중은행의 0원 계좌는 총 109만8933건으로, 전체 0원 계좌 개설 수의 40.5%를 차지한다. 적립금 없이 개설만 된 계좌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28만6123건, 전체 개설 계좌의 60.2%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계좌수 26만4695건, 비중은 61.4%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25만919건으로 56.5%, 국민은행 25만8288건으로 56.1%, 농협은행이 계좌수 3만8908건으로 26.4% 순이었다.

불필요한 계좌가 무더기로 개설된 것은 IRP 계좌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은행들이 직원들 성과와 연동해 무리한 판매를 강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IRP는 이자 대신 운용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은행은 수수료를 받는다.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한 통로를 찾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블루오션 상품인 것이다. 또한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회사 실적에 보탬이 되는 고객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

퇴직연금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금융회사 간 경쟁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부담이 고객에게 위험도나 손실 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불완전 판매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 경계해야 한다.

IRP는 특히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원금을 손실할 수 있고 중도 인출하거나 55세 이후 일시불로 퇴직금을 인출할 땐 더 많은 세금을 물 수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이 지금처럼 실적 늘리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며 "많은 국민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금융이 실질적인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 석지헌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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