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틀그라운드가 한국 게임계에 던지는 느낌표 셋

기사입력 : 2017-10-13 00:00 (최종수정 2017-10-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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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신진섭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지난 10일 ‘배틀그라운드’가 PC방의 제왕 ‘리그오브레전드’를 점유율 1%포인트 차이로 따라잡았다. 배틀그라운드 게임 플랫폼 스팀 동시접속자는 12일 기준 일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 200만명을 기록했다. 흥행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 전세계에 배틀그라운드 광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방정식은 그동안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개발 초기부터 배틀그라운드는 세계 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졌다. 국내 퍼블리셔가 아닌 전세계 유저가 모이는 플랫폼 ‘스팀’을 통해 유통됐다. 버스, 미디어를 통한 홍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세계 유저가 시청하는 온라인 방송 스트리밍 사이트 ‘트위치’를 통해 입소문을 냈다. 배틀로얄게임 장르에 창시자라고 불리는 브렌든 그린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2년간 개발한 끝에 배틀그라운드가 탄생했다. 글로벌을 공략했지만 한국에서도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개발사들이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고도 게임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세운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여러 방면에서 비주류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총괄한 김창한 PD는 스스로를 실패한 개발자라 일컫는다. 16년 동안 ‘세피로스’, ‘펀치몬스터’, ‘데빌리언’ 등 3개의 게임을 개발했지만 크게 흥행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블루홀이 지난 2015년 1월 김창한 PD가 속해있던 지노게임즈를 인수하며 운명의 시계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시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배틀로얄’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블루홀은 업계에서 제작자에게 많은 자유도를 준다고 평이 나있다. 2년 만에 일사천리로 게임이 개발된 데에도 한 번 예산을 승인하면 전적으로 개발자에게 맡기는 블루홀의 운영 방식이 큰 몫을 했다. 배틀그라운드의 탄생 비화는 핀란드의 게임기업 슈퍼셀을 떠올리게 한다. 슈퍼셀은 게임 개발이 실패할 때마다 ‘실패 축하 파티’를 열어 팀원들을 격려하고 배울 점을 찾는다. 블루홀도 실패를 해도 개발자가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는 실패에 인색한 게임사에서라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이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과연 좋은 게임이란 무엇이냐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은 예술과 도박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겉으로야 게임이야말로 종합예술 콘텐츠라고 말하지만 돈을 지불해야 이길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구조의 게임들이 우후죽순 쏟아진다. 과금성을 극대화시킨 모바일게임 장르는 분명 성공률이 비교적 높은 ‘사업’이다. 하지만 반복된 ‘현질’과 유사한 콘텐츠에 지친 유저들이 한국게임이라면 고개를 가로젓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명제는 간단하다. 좋은 게임이란 재밌는 게임이고 재밌는 게임은 성공한다. 대세에 편승하기보다는 대세를 이끄는 한국 게임을 희망한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 신진섭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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