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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WD와 갈등해소해야 삼성독주 제동... 욧카이치공장 WD투자 지속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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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WD와 갈등해소해야 삼성독주 제동... 욧카이치공장 WD투자 지속여부가 관건

도시바 메모리 우선 과제는 WD와 공멸위기 벗어나기

도시바 메모리가 최우선 과제인 WD와의 갈등 해소보다, 욧카이치 공장 대형 투자를 통해 삼성에 대항하려는 전략을 발표해 구설수에 올랐다. 자료=도시바이미지 확대보기
도시바 메모리가 최우선 과제인 WD와의 갈등 해소보다, 욧카이치 공장 대형 투자를 통해 삼성에 대항하려는 전략을 발표해 구설수에 올랐다. 자료=도시바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플래시 메모리의 호황을 배경으로, 도시바 메모리 욧카이치 공장에는 대형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공동 운영체제에 있는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 디지털(WD)의 대립 해소가 시급한 도시바로서는 여전히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하는 시점에서 도시바가 목적지로의 발길만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센터에 빼놓을 수 없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도시바 메모리 나루케 야스오 사장은 전망했다. 그리고 지난 13일(현지 시간) 욧카이치 공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인접지에 새롭게 제7 제조동 건설을 검코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설비 투자와 많은 정보량을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형 개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의 경쟁자인 한국 삼성전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양사가 관계 복구를 서두르고 협력 태세를 재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 가전 전문 조사업체 IHS마크잇(Markit)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4~6월기의 점유율은 삼성이 38.3%로 3.1% 포인트 늘린 반면, 2위 도시바는 16.1%로 3.2% 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성적은,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을 둘러싸고 WD는 매각 금지를 요구하고 국제 중재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욧카이치 공장에서 협력하는 도시바와 WD가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결과 고객의 불안이 확대됐으며, 제품 개발 등에도 영향이 미치기 시작해 경쟁력 저하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WD는 지금까지 욧카이치 공장 공동 투자로 스케일 메리트를 낳는 등 생산과 개발에서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기 때문에 삼성과 맞붙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욧카이치 공장의 제6동과 이와테 현 기타카미 시 신공장 투자에서는 지금 그대로의 공동 투자 협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향후 몇 년 동안 2조엔(약 20조1600억원) 규모로 도시바를 넘어서는 수준의 증산 계획을 내놓는 등 도시바를 따돌리기 위한 대책을 이미 강구한 상태이며, 도시바와 WD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의지 또한 강한 상태다.

현 상태에서 도시바가 삼성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WD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욧카이치 공장 등에서 WD의 투자를 기존대로 이어가지 못한다면 차세대 메모리를 판매할 공급망은 줄게 되고 이는 곧 경영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만약 도시바가 WD와의 소송에서 패하게 되면,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도시바 메모리 매각 절차는 멈추고 채무 초과를 회피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베인캐피탈의 스기모토 유우지 일본 대표는 "WD는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생각하고, 분쟁의 조기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 측도 하루빨리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해 투자를 호소하며 관계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 길은 보이지 않는다.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처에 끼지 못한 WD는 재판에서 무엇이 합리적인 방향이었는지를 알리기 위해 분노를 숨기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타도 삼성에 대한 기대는 도시바에게 사치다. 현재로서는 공멸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