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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BACK담화] ‘아이 캔 스피크’가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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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BACK담화] ‘아이 캔 스피크’가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미처 담지 못한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사진=영화 '아이 캔 스피크' 중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미처 담지 못한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사진=영화 '아이 캔 스피크' 중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년 전 세계에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알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은 스크린에서 감동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영화가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관통하는 사건은 2007년 미국 의회에서 열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공개 청문회다. 영화에서는 네덜란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미첼 할머니에 이어 주인공 옥분(나문희)이 일평생 숨겨왔던 위안부의 아픔을 이 자리에서 털어놓는 장면이 주로 그려진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는 모습들만 그려지지만 이 청문회가 열리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위안부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였다. 국내 여성운동이 성장하면서 해당 사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것. UN은 이 문제가 불거질 당시 일본에 진상 규명, 사죄와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권고했지만 일본은 권고를 무시하고 사실 자체를 왜곡했다.

이후 2001년과 2005년 미 하원 의회에는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두 번이나 제출됐다. 하지만 상정조차 못하고 폐기됐다.

이 결의안은 2007년이 되어서야 상정될 수 있었다. 위안부 사건에 대해 미국의 한국, 중국 교포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고 일본계 미국인인 마이클 마코토 혼다 하원 의원을 중심으로 다수의 의원들이 일본정부에 사죄를 요구하는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을 의회에 제출했다.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은 찬성 39, 반대 2표로 하원 본회의로 넘겨졌고, 2007년 2월 15일 청문회가 열렸다.

영화에서는 미첼 할머니와 나옥분 할머니만 등장했지만 실제 청문회에서 증언한 것은 세 사람이다. 이용수, 故 김군자, 얀 러프 오헤른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세 사람이 증언한 일본의 만행은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그해 7월 미 하원 본 의회는 만장일치로 해당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사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종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미 의회가 공식인정한 첫 사례가 됐다.

하지만 일본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미 하원이 권고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금도 진실을 알리면서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계속해서 곱씹고 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나옥분 할머니는 아픈 과거를 잊고 싶었음에도 증거 사진을 보관하고 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잊으면 내가 지는 것이니께"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