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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현재적 상상력으로 문명의 고리 허물다…한국형 미니픽션소설 '빗소리 몽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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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현재적 상상력으로 문명의 고리 허물다…한국형 미니픽션소설 '빗소리 몽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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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생활의 필수도구가 되면서 소설도 긴호흡보다는 짧은 호흡이 대세가 되고 있다. 미술과 신학을 전공한 뒤 소설가의 길로 들어선 주수자 씨가 펴낸 '빗소리 몽환도'(문학나무)는 짧은 호흡 안에서 문학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스마트폰용 소설이다.

2001년 한국소설로 문단에 데뷔한 소설가 주수자 씨는 제1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을 수상한 주인공이다. 그런 만큼 소설집 '빗소리 몽환도'는 다양한 실험적 기법과 압축된 문장, 그리고 철학적 사유를 통해 스마트소설의 진가를 보여준다.
16편의 스마트소설이 실린 '빗소리 몽환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지워지는 또는 확장되는 세계를 보여준다. 우리가 관조하는 세계가 '과연 어디까지를 현실이라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궁극적 물음에서 시작한다.

책의 주제를 대표하는 작품 '부담주는 줄리엣'과 표제작 '빗소리 몽환도'는 환상적 대화와 발상을 통해 책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찰을 제시한다. 언어로 창조된 '햄릿', '셜록 홈즈', '홍길동' 등 오래 전 창작된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현실에서 가상의 인물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연출을 선보인다. 저자는 '언어'의 가치와 가능성의 폭을 확장하는 파격적인 대화로 입체적이고 체감도 높은 상황을 제시하며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수상작인 '거짓말이야 거짓말'은 거칠고 초라한 현실을 살아가는 들고양이의 심장에 호랑이의 기억을 환원시킨 백남준을 통해 예술가의 존재 이유를 생각케 한다. '예술가는 영원히 달의 사제'라는 서사를 가진 이 작품은 중요한 순서대로 잃어버린 것이 많아진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 높은 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 금은돌 시인은 "그녀가 밀도 높은 공을 총을 쏳아올렸다"라고 호평하며 "주수자 작가가 벌려놓은 크레바스와 같은 참신한 문학적 깊이로 인해 새로운 '문학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