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식빵 단면이 마케팅 이미지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MP그룹 마노핀, 설빙은 커피와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메뉴로 식빵 3종을 출시하며 식빵의 단면을 전면에 내세웠다.
◇밤, 쏠림 현성 ‘심각’… 한 곳에만 우수수~
식빵 속을 밤으로 채운 두 제품을 절반으로 잘라 비교했다. 마케팅 이미지와 같다면 식빵의 단면은 알알이 박힌 밤들로 대칭을 이룰 것이다.
첫 인상은 다소 의아했다. 단면 전체에 밤이 듬성듬성 박혀있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마노핀 ‘꿀밤식빵’의 한 쪽 단면은 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단면 사이 비어있는 부분이 발견된 나머지 식빵을 살폈다. 그 곳은 알밤 풍년이었다. 하얀 식빵부분을 조금 덜어내자 알밤이 우수수 떨어졌다. 오히려 마케팅 이미지에 나타낸 밤의 양보다 더 많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설빙 ‘통밤듬뿍’ 역시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비교적 정사각형 형태를 지닌 이 식빵은 유독 위쪽에 밤을 가득 모아놨다. 스푼을 사용해 식빵과 밤을 분리해봤다. 꽤 수북했다. 밤은 안쪽부터 빼곡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료만 충실했나?… 확연히 다른 마케팅 이미지
밤 식빵과 달리 ‘블랙치즈식빵’과 ‘인절미시크니처’의 마케팅 이미지는 더욱 복잡해 보였다. 언뜻 화려한 제과제빵 기술이 적용된 것 같았다.
검은 식빵 사이 물길처럼 채운 치즈를 예상했다. 하지만 마노핀 ‘블랙치즈식빵’의 실제 단면은 단조롭기만 했다. 두꺼운 오징어먹물 식빵에 두툼한 치즈 덩어리를 올린 모습이다. 순간 버터나이프가 연상됐다. 빵을 뜯어내 치즈를 발라 먹기 위해서다.
설빙 ‘인절미시그니처’의 단면은 더욱 놀라웠다. 밀가루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마케팅 이미지와 달리 철저히 분리된 모습이다. 쫀득쫀득한 인절미 필링으로 속을 채운 사실만 동일했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겉은 바삭, 속은 빵빵하고 촉촉하게’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빵빵하다는 주장은 명백하게 모순인 것 같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