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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생명, 공모가 11만원 ‘허들’ 뛰어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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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생명, 공모가 11만원 ‘허들’ 뛰어 넘어설까?

삼성전자 지분가치 상승과 금리인상 전망 호재 맞아… 내년 자사주 소각 가능성도 점쳐

삼성생명의 최근 1년여 주가 추이. 화면캡처=키움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생명의 최근 1년여 주가 추이. 화면캡처=키움증권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삼성생명의 주가가 지난 2010년의 상장 공모가 11만원을 뛰어 넘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12만원대의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의 가격대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삼성생명의 보유 계열사 지분 가치와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 등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삼성생명의 주가는 23일 종가 12만5000원으로 지난해 8월 5일의 저가 9만5900원에 비해 30.3%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이 동반될 수 있는 현재 시점”이라며 “과거와 같이 가격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상승하고 있고 금리 상승과 위험손해율의 개선에 따른 보험보유계약 가치 상승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2016년 기준 삼성생명의 주당 EV(내재가치)는 16만3000원으로 삼성전자 지분이 10% 상승 시 EV가 17만1000원, 금리가 50bp 상승 시 17만30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8.13%가 매각 현실화될 경우 유배당계약자지분 몫과 이연법인세 차감, 일부 자본환입효과 등을 고려해 상당한 규모의 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2018년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 상승 또는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시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배당 재원 확보로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일부 이익의 유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말 예정된 부채의 듀레이션 잔존만기 구간 확대 등을 포함하여 단계적인 자본 규제 강화가 예정됨에 따라 현재 수준의 RBC(지급여력)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자본 버퍼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올해 연결기준 보험료수익이 17조170억원, 당기순이익 1조4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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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삼성생명

삼성생명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보험료수익이 4조536억원, 영업이익 1429억원, 당기순이익 3021억원을 기록했다. 보험료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2.9% 줄었고 영업이익은 15.1% 늘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금리 인상 전망도 삼성생명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국고채 3년물은 2.0%, 5년물은 2.2%, 10년물은 2.4% 수준으로 연내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3%로 상향하고 소수 의견이나 6년만에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신호는 시장에 충분히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역마진구조 부담이 가중된 삼성생명에 훈풍이 불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편중된 금융포트폴리오의 2018년 리밸런싱을 고려하면 삼성생명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투자증권

윤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2차 자사주 소각 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보유 전자 지분이 10%를 초과하기에 금융위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면서 “유배당계약자 지분 및 이연법인세를 제외한 주주 지분인 배당가능 재원은 약 15조3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올해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경영권 승계, 지주 전환을 부인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증명하는 일환으로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면서 “내년 상반기 삼성생명의 자사주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 전환 가능성이 소멸된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생명이 자사주를 보유할 이유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잔여 자사주 소각 이후 삼성생명(10.2%), 삼성화재(15.9%), 삼성물산(13.8%)의 자사주 소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윤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상승 초입에 있다는 점에서 생명보험사의 멀티플 상향 여지가 뚜렷하다”면서 “금리, 삼성전자 지분가치, 자사주 활용, 배당 기대감, 밸류에이션 등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