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승리팀 답게 즐거운 기억을 남겼다. 프랜차이즈 에이스 양현종이 122구 역투 끝에 완봉승을 거뒀고, 베테랑 김주찬의 짜릿한 득점이 있었다. 1차전을 진 기아는 절박했다. 헥터-양현종의 20승 듀오를 내고도 진다면 남은 시리즈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플레이오프에서의 부진을 씻듯이 초반부터 기아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적절히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기아 타자들은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23명의 타자를 맞아 4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두 개의 병살타와 한 개의 견제사를 잡아냈다. 삼진은 4개. 빼어난 제구와 영리한 피칭으로 정규시즌 최강의 기아 타선을 마구 요리했다.
그가 있었기에 야구팬들은 가슴을 졸이며 9회까지 야구를 봤다. 양팀 팬의 가슴에 두 투수의 호투가 남았다.
7이닝을 117구 혼신의 역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장원준, 명품투수전의 조연 아닌 주연이었다.
서창완 기자 seotiv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