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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1회부터 5차전 9회까지 양현종이 지배한 ‘양현종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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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1회부터 5차전 9회까지 양현종이 지배한 ‘양현종 시리즈’

양현종 시리즈였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와 1회를 던진 순간부터 5차전 9회를 책임질 때까지 마운드에 양현종이 있었다. 사진=KBS2 중계화면이미지 확대보기
양현종 시리즈였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와 1회를 던진 순간부터 5차전 9회를 책임질 때까지 마운드에 양현종이 있었다. 사진=KBS2 중계화면
[글로벌이코노믹 서창완 기자]

양현종 시리즈였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와 1회를 던진 순간부터 5차전 9회를 책임질 때까지 마운드에 양현종이 있었다.
1차전 에이스 헥터가 5실점을 허용하며 패했을 때만 해도 기아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2회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타선의 집중력을 한국시리즈까지 끌고 왔다.

2차전 선발 양현종은 정규시즌에서 두산에 약했다. 6점대가 넘는 방어율을 기록 중이었다. 두산의 강타선을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마운드에 올라온 양현종은 초반부터 패스트볼로 두산 타선을 윽박질렀다. 플레이오프 4경기와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55득점을 기록한 두산 타선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상대 투수 장원준이 7회 117구 투혼으로 무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갈 때 양현종의 투구수는 100개도 되지 않았다. 9회를 무난히 던질 것으로 보였지만, 기아는 승리할 수 있는 한 점이 부족했다.

양현종의 두 팔이 머리 위로 올라갔다. 챔피언스 필드에 모인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출처=KBS2 중계화면이미지 확대보기
양현종의 두 팔이 머리 위로 올라갔다. 챔피언스 필드에 모인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출처=KBS2 중계화면

그때 양현종의 한 팔이 두 번 관중석을 가리켰다. 첫 번째는 가족, 두 번째는 스승을 가리키는 손짓이었다. 뒤이어 양현종의 두 팔이 머리 위로 올라갔다. 챔피언스 필드에 모인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양현종이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흔든 두 손이 경기 분위기를 뒤바꿨다. 기아는 8회초 김주찬의 득점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런다운에 걸린 김주찬의 재치와 포수 양의지의 실책이 겹쳐져 생긴 득점이었다.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이 말한 “우주의 기운”이 기아에게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양현종은 9회 양의지를 11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리즈 전적을 동점으로 만든다. 양의지와의 승부에서 포수 김민식에게 “빠져 앉지마”라고 한 장면이 중계 화면에 찍혔다. 양의지를 잡은 142km 속도의 122번째 공은 평소 구속에 한참 못 미쳤다. 그 공에 양의지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2차전 결승점의 김주찬이 “양현종이 잘 던지고 있는데 점수를 못 뽑아 미안했다”고 말했다. 3차전 MVP 팻딘은 “양현종 경기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3차전 2점 쐐기 홈런을 친 나지완도 “양현종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차전 양현종의 호투에 기아 선수단이 각성한 듯 3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30일 5차전에서 7대0까지 앞서가던 기아는 7회에만 6점을 내주며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한다. 심동섭-김세현-김윤동이 8회까지 막은 기아 마운드에 다시 양현종이 올라왔다.

아무리 양현종이라도 긴장된 듯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다. 3루수 김주형의 실책까지 겹쳐 1사 23루 위기를 맞는다. 1루를 채워 맞은 1사 만루의 위기를 양현종은 유격수 뜬공과 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양현종은 경기 뒤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8년 만에 우승한 양현종의 소감은 “내년 시즌에도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였다.


서창완 기자 seotiv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