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손해보험업계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김 신임 회장은 2008년 3월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직에서 물러난 후 버클리 대학 초빙학자로 미국에 체류하다 2009년 초부터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고려대학교에서 국제금융론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33년의 공직 생활 동안 재무부, 재정경제(원)부, 국무총리실, 청와대 등에서 주로 경제금융 분야 전문가로 근무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5년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국제담당 차관보로서 IMF 위기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했고 국제금융계에서 ‘미스터 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관세청장과 건설교통부 차관 재직 시에는 ‘초일류세관 3년 계획’과 ‘건설교통 선진화 계획’을 추진해 통관 및 건설 물류행정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또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금융감독위원장 재직 시에는 ‘LTV’와 ‘DTI’제도를 시행하여 집값과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금융감독 선진화 계획을 수립·추진했다.
손해보험협회가 스스로 민간 출신의 회장 선임을 포기하고 관료 출신의 인사를 선호한 이유이기도 하다.
손보협회는 지난 3년간의 민간 출신인 장남식 회장을 끝으로 과거의 관 출신 회장 시대로 복귀하게 됐다.
보험업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규제를 가장 세게 받는 업종의 하나다. 보험회사는 보험가입자나 투자자의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정부는 다른 업종에 비해 보험업에 대해 높은 규제 강도를 실시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보험부채의 시가평가와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 IFRS17 도입과 문재인 헬스케어 등 산적한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당장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들이닥치면 제대로 대처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자연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관료 출신의 신임 회장에게 기대야 할 형편이다.
김 신임 회장은 문재인 캠프 출신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문재인 캠프를 감시하고 있는 눈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도 가질 수 밖에 없다.
손보업계에서는 김 신임 회장이 취임하게 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의 관계설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손보업계를 휘두를 수 있는 권한으로 그동안 ‘갑을 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들 금융감독 출신들이 곳곳에 낙하산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손보협회의 신임 회장 선임은 보험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다가오는 생명보험협회의 회장 선임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수창 현 생명보험협회 회장 임기만료는 오는 12월 8일로 종료된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