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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창출의 반전(1)] 이익창출 위한 30% 원가절감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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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창출의 반전(1)] 이익창출 위한 30% 원가절감에 집중하라

"이제는 시켜서 하는 업무는 일이 아니다." 도요타엔지니어링 호리키리 회장이 지난 9월 '도요타의 원가' 세미나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자동차, 화장품, 호텔 등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300여개 업체 700여명이 참여한 것만 봐도, 원가절감에 대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자동차 제조업인 도요타의 '원가기획'에 대해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의 CEO, 기획, 재경, 원가, 설계, 마케팅, 생산, 품질, 구매 등의 한 기업에서 10여명 이상의 부서장 및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관련 부서 모두가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세미나 참석 기업의 인터뷰 내용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전사적으로 원가의식을 확산시킬 것인지가 고민이다"ᅠ"우리는 그동안 설계팀은 원가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다. 타부서 역시 마찬가지다.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다"ᅠ"원가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우리만의 고민은 아니었구나" "이렇게까지 원가에 관심을 두는지 몰랐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장의 해결책과 당장의 실행이 필요해 보인다. 경쟁의 속도가 이전과는 다른 곳에서, 다른 속도로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창출하는 일과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 일. 출처=도요타의 원가(저자: 호리키리 회장)
이익을 창출하는 일과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 일. 출처=도요타의 원가(저자: 호리키리 회장)

30%원가절감에 성공한ᅠ도요타의 핵심은 무엇인가. 먼저 '일'에 대한 개념부터 이전과는 다르다. 직원 모두가ᅠ'이익을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있는 행동'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사가 지시한 대로만' '기존 방식을 의심하지 않고 관행대로만' 일을 한다면 그것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은 개개인이 자발적이며, 창조성을 가지고 바라볼 때 비로소 '일'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익으로 연결되는 행위인지 아닌지가 일의 기준이다.ᅠ가치 없는 일을 없애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출발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과 중에서 부가가치를 올리는 업무 수행 비율은 생산 부문이 25%, 스태프 부문은 겨우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부대 업무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준비 업무로 생산라인에서 부품이 놓여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는 행위 등으로 이는 부가가치가 제로이거나 마이너스다. 사무직은 생산 현장과는 달리 일을 하고 있는지 놀고 있는지가 확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검색을 할 때도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놀고 있는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인지 아닌지의 판단도 역시 이익 창출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때문에 같은 메일이라도 사내 업무 처리를 위해 발송하는 것이라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할 수 없지만, 고객의 상품 문의에 대한 회신이라면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내 업무 처리용 메일은 대부분 비용이 드는 마이너스이고, 외부 고객에게 보내는 메일은 플러스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외부 고객에게 보낸 메일로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매출이 회사에 플러스가 되는 이익을 창출하는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호리키리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회사라는 조직의 측면에서 보면, 부가가치는 '고객이 기쁜 마음으로 상품을 사 주고, 그 결과로 매출이 발생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다. 단순히 사내에서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은 대부분 손실이고 경비라는 얘기다. 이중 회의는 대부분 마이너스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회의는 부가가치가 제로인 부대 업무라는 의식이다. 이런 생각을 습관처럼 가지고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즉, '마이너스를 제로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나아가 '회의에서 플러스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의식적 활동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마이너스인 회의에서 무엇인가 성과를 내자'라고 의식하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사례임을 강조한다. 도요타는 부서원끼리 하는 회의는 15분 이내에 끝내고, 다른 부서원들과 하는 회의는 1시간 이내로 끝낸다.ᅠ

'원가기획'은 도요타의 고유 언어이다. 이는 원가에 대해 총체적 접근을 의미한다. 최초 설계부터 양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적용하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특정 직무에 국한하지 않고 총체적 접근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제품이 출시 될 때마다 이 원가기획을 적용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시장 가격'이 '고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가에 따라 이익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설계, 초기 단계에서 이익은 모두 정해진다'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원가만 낮출 수 있다면 이익은 증가한다. 도요타는 특정 부서가 아닌 전 직원이 함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에 사실상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원가절감 효과. 출처=도요타의 원가(저자: 호리키리 회장)
원가절감 효과. 출처=도요타의 원가(저자: 호리키리 회장)

설계 담당자는 설계만 담당하고, 재경 담당자는 원가만 담당 한다면, 설계 단계와 원가 계산 단계는 적어도 2~3년의 차이가 생겨서 설계 담당자는 3년 후의 원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설계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스태프 부문은 상품 기획, 시장 조사, 설계 등 양산 개시 전 단계까지만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회사는 보잉사처럼 설계 부분은 설계가 끝낼 때까지 원가를 계산하지 않고, 양산 단계에 들어간 후에 비로소 재경 부문이 상품 원가를 계산하기 시작한다. 이럴 경우 설계 담당자는 양산 단계의 원가 등은 일절 고려하지 않고, 성능과 품질에만 집중해서 도면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전체의 원가를 절감한다'는 의식이 약해 질 수밖에 없다.

호리키리 회장에 의하면 원가에 대한 사고방식은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타업계도 비슷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출판업계의 경우 출판사는 북디자이너에게 도서 디자인 의뢰시 종이 원가가 한없이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선택할 수 있는 종이 종류를 지정해 주는 경우와 같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는 원가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시하여 품질이 좋은 종이를 선정하고, 특수가공 방식을 요구하여 디자인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요구대로 도서를 제작하면 확실히 디자인은 멋질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출판해야 하는 상황에서 품질 좋은 종이, 특수한 가공이 상품의 매출에 얼마나 공헌하는가이다. 최초 설계 단계에서 원가를 고려하지 않고 소재나 부품 등을 결정하면, 나중에 양산 단계에서 비용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설계, 개발 등 선행단계에서 원가가 대부분 정해지기 때문에 양산 단계인 생산 현장에서 '아무리 개선하고', '아무리 마른 수건을 쥐어짜도' 선행 단계에서 결정된 원가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설계, 개발 등 선행 단계에서 원가를 염두에 두고 '일'을 하는 '조직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직원에게 '도요타의 원가기획'을 인식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 가능한 단기적, 장기적인 교육의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 할 것은 전사적인 측면에서 부가가치 있는 일에 대한 인식이다. 이는 원가기획, 즉 총체적인 코스트 다운 방법을 통해 각 부서, 전직원이 이익 창출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요타 원가기획 블랜디드 러닝' 학습 등 특강 및 관련 도서 학습과 워크숍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과제실행을 통해 이익창출을 위한 장기 과정에 대한 도입이 필요하다.

직원들로 하여금 원가기획에 대한 핵심(Fact)과 어떠한 생각(Think)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대안(Plan)을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기적인 결과물과 워크숍의 병행은 필수다. 원가의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ᅠ조직문화 구축 및 부가가치 창출로 가시적인ᅠ이익창출의 기회를 잡아보길 바란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서 전사적 마인드 혁신을 통한 새로운 문화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김기진 HR칼럼니스트(엑스퍼트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