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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상전벽해’ 대유위니아, 빨래방 사업부터 동부대우전자까지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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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상전벽해’ 대유위니아, 빨래방 사업부터 동부대우전자까지 ‘눈독’

지난 9월 ‘위니아 24 크린샵’ 5개 동시 오픈… 광주 동부대우전자 공장 실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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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혜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변하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다.
대유위니아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위니아만도가 2014년 대유그룹에 편입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위니아만도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만도기계는 지난 1995년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이 부도를 내면서 만도기계 또한 부도 처리됐다.

이후 만도기계는 UBS컨소시엄, 씨티벤처캐피털(CVC) 등의 사모펀드로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도 2014년 CVC 매각 과정에서도 KG그룹 인수에 대한 직원 반발, 현대백화점그룹 인수를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 대유에이텍이 위니아만도 홀딩스 B.V와 위니아만도 주식회사 발행주식의 7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주인이 됐다.

당시 위니아만도 지분평가 총액은 1150억원이며 대유에이텍은 지분 70%를 805억원에 인수했다. 수차례 M&A(인수합병)가 좌절된 결과 대유에이텍이 비교적 저렴하게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는 ‘횡재’를 잡았다.

대유위니아는 2014년 인수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에만 18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대유그룹으로 넘어간 대유위니아는 이제 3년여만에 M&A를 당한 피인수자의 지위에서 M&A를 주도하는 인수자의 신분으로 바뀌게 됐다.

뿐만 아니라 돈이 될 수 있는 사업에는 마치 재벌기업처럼 문어발처럼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지난 9월 “자회사인 대유위니아서비스가 수도권에 ‘위니아 24 크린샵’ 5개를 동시 오픈했다”면서 “연말까지 전국에 걸쳐 10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도를 겪고 M&A까지 당한 대유위니아가 이제는 주부들 창업이 많고 골목상권에 속하는 셀프빨래방 사업에 진출하는데 대해 자본력을 앞세워 진출하면서 소상인들의 영역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성북구 종암동에서는 기존 빨래방과 성인 걸음으로 30걸음 이내에 위치한 곳에 매장을 열어 비난을 사고 있기도 하다.

셀프빨래방은 가정에서 하는 물세탁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하는 것으로 무인시스템으로 평균 10평 정도의 규모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주로 은퇴자나 여성들이 운영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또 동부대우전자의 M&A에도 뛰어 들어 대유그룹의 주역을 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FI) 측은 예비입찰 참여자를 상대로 국내 광주공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대유위니아도 광주공장을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대우전자는 국내 공장 실사에 이어 멕시코, 중국 등 해외 공장 실사를 실시한 후 다음달 말게 우선협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유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적극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동부대우전자의 인수자금이 2000억~3000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매각은 2013년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면서 FI와 체결한 재무약정을 근거로 추진되고 있다.

FI는 당시 약 1400억원을 조달하며 동부가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하거나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것을 조건으로 했다.

FI는 동부대우전자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FI와 동부그룹 지분을 모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을 설정했기에 동부대우전자를 통째로 파는게 가능하다. FI는 동부대우전자의 지분 45.8%, 동부그룹은 54.2%를 갖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실사를 당했던 입장에서 실사를 하는 지위로 바꿔져 불과 3년여만에 대유위니아의 ‘위세’가 상전벽해와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하겠다.

위니아만도를 사들인 대유에이텍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대유그룹 오너 박영우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박 회장 부인 한유진씨는 박 대통령 이복 언니 박재옥씨의 장녀다.

박영우-한유진 부부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매년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박근혜 후보에게 총 66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