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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임, 채용비리 의혹에 "도의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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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임, 채용비리 의혹에 "도의적 책임"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1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50대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1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50대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이광구(60) 우리은행장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비리와 관련해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은 2일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먼저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간담회에서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메일에서 “새로 선임되는 은행장이 직원들의 염원을 모아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사로 전환하고, 아울러 118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은행이 국가 경제발전과 사회공헌의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 지속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행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에 후임 은행장 선임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감사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여서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당분간 법적으로 정해진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이나 금융감독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주요 임직원들은 지위 등을 이용해 채용 과정에 개입하려 했고 일부 직원은 처조카를 채용하도록 주거래 고객의 이름을 도용해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 요구에 따른 우리은행의 자체 감사 결과 일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남기명 그룹장과 이대진 검사실장, 권호동 영업본부장 등 3명이 직위해제됐다.
정부가 최근 채용비리 근절 의지를 강력히 보인 것도 이 행장의 퇴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이번 기회에 채용 비리 등 반칙과 특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필요하면 전체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채용비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라”며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당사자에 대해서도 채용을 무효화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 행장은 2014년 우리은행장에 선임됐고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해 2019년 3월까지 임기 2년을 보장받았다. 현장을 잘 알고 우리은행의 실적개선과 주가 상승 등 은행 체질 개선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채용비리에 최측근 인사들이 개입되면서 2기 임기 8개월만에 퇴진하게 됐다.

이 내정자는 1957년 생으로 충청남도 출신으로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홍콩지점장을 거쳐 경영기획본부,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을 역임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