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박사 경제진단] 문대통령 신 남방정책… TPP와 RCEP 그리고 APEC의 교훈

아시아 태평양 경제 무대의 주역으로 우뚝서는 계기

기사입력 : 2017-11-10 08:22 (최종수정 2017-11-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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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천명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다변화 외교의 출발이다.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함께 경제적 번영을 이루자는 뜻도 담겨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경제학 박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로 한동안 표류해왔던 환태평양경제공동체협정 즉 TPP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빠졌지만 나머지 11개 회원국들이 꺼진 불씨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11개국은 뉴질랜드, 브루나이, 싱가포르, 칠레,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일본이다. 이 11개국이 단합하여 출범시킨다면 TPP는 미국을 빼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역 자유무역협정(FTA)이 된다. 회원국의 수가 많고 포괄지역도 넓다. 그런 만큼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TPP의 영어 풀 네임은 Trans-Pacific Partnership이다. 우리말로는 환태평양경제공동체협정이다. 한자로는 環太平洋經濟同伴者協定으로 표기한다. TPP는 기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뉴질랜드, 브루나이, 싱가포르 그리고 칠레가 TPSEP이라는 협정을 체결키로 하면서 시작됐다. TPSEP는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의 약자이다. 말 그대로 하면 환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이 된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RA)이다. 무역장벽 철폐와 시장개방을 통한 무역 자유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08년에, 미국이 2013년에 일본 등이 추가로 가세했다.

TPP 발족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은 2010년 3월부터 시작됐다. 5년만인 2015년 10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TPP는 관세와 상품거래 그리고 무역구제조치, 해외투자 보호, 서비스부문 무역,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무역통상을 포괄하는 협정이다. 매우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 규준을 제시하고 있다.

TPP 협정문은 총 3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대목은 즉시 또는 최장 30년에 걸쳐 관세를 낮추어 종국적으로 품목 수 기준으로 95~100%까지 관세를 아예 철폐하는 것이다. 공산품은 관세를 100% 철폐하기로 했다. 원산지와 환경 그리고 노동·위생·지적재산권 등 국가 간 논란이 많은 현안에 대해 합의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도출해 냈다. TPP가 마련한 이 새 기준들은 앞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국제통상규범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PP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막판 각국 의회의 비준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미국 변수가 터지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2017년 1월 미국 대통령으로 새로 취임한 트럼프가 TPP 탈퇴를 선언해 버린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TPP 탈퇴를 여러 번 공약했다. 그때 만해도 트럼프의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소속정당이 다른 오바마가 TPP 추진에 열성을 보여 온 만큼 탈퇴 운운은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를 의식한 립 서비스 정도로만 생각했다. TPP를 추진할 경우 미국이 얻게 될 이익이 적지 않은 만큼 전문가들도 트럼프가 스스로 탈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트럼프는 그러나 대통령에 오르자마자 바로 TPP에서 탈퇴했다. 새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뒤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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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타결 기자회견


미국이 떠나면서 나머지 11개국은 멘붕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기존의 12개 TPP 협상 참여국 중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크고 무역 자유화율도 가장 높다. 미국과의 자유무역을 의식하여 TPP협상에 나섰던 많은 나라들은 트럼프의 탈퇴 이후 추진 동력을 잃고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TPP는 수면 이하로 잠복해 버리고 말았다. 한동안 TPP 해체설이 나돌기도 했다.

꺼져가던 TPP의 불씨를 댕기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적극적이다. 중의원 선거 압승으로 집권 3기를 맞은 아베총리는 TPP에 새로운 정치적 승부수를 건 모습이다. 아베총리는 10일부터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TPP 회생을 정식 의제로 상정했다. 미국 탈퇴에 관계없이 남은 11개 참여국만이라도 우선 TPP를 발족시키자는 것이다.

일본이 TPP에 적극적인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TPP를 포기할 경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RCEP를 추진하고 있다. RCEP는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의 약자이다. 우리말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으로 부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자우무역협정이다. 중국 이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호주·뉴질랜드·인도 등이 참여하고 있다. RCEP가 발족하면 역내 인구가 35억명에 달한다. 무역규모 13조달러, 국내총생산(GDP) 24조달러의 거대한 자유무역지대가 성립된다.

중국 견제에 올인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동아공영권의 꿈을 꾸고 있는 아베로서는 좌시하지 못할 상황이다. 일본으로서는 중국 주도의 RCEP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바로 TPP인 것이다.

미국도 내심 일본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공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TPP에서 탈퇴하기는 했지만 미국 없는 아시아 태평양의 경제무대를 중국이 독식하도록 내버려 둘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결국 중국 견제 차원에서 일본 주도의 TPP를 간접적으로나마 지원하기로 입장을 정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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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반대시위


미국이 참여하든 아니든 TPP가 공식출범할 경우에는 바로 그 지역에 속해 있는 한국 무역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로서도 결코 강 건너편 불구경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다. 신 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TPP를 지렛대로 삼을 수도 있다. 한국은 중국의 RCEP을 의식해 당초 TPP에서 빠졌다. 미국이 탈퇴하여 흔들리는 상황인 만큼 만큼 지금은 패널티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뉴질랜드, 브루나이, 싱가포르, 칠레,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 TPP 11개 회원국을 신남방정책의 파트너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꼭 TPP 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의 경제패권 경쟁에서 그동안 한국이 소외돼왔다는 사실이다. 신남방정책은 단순한 외교의 다변화를 넘어 우리가 세계 경제무대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대호 대기자/경제학 박사 yoonsk828@g-enews.com 김대호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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