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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페미니스트, 선언한다고 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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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페미니스트, 선언한다고 될 일인가?

한서희는 지난 9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한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한서희는 지난 9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한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서창완 기자]

한서희와 하리수의 논쟁으로 페미니스트가 화두에 올랐다. 발단은 한서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었다.
한서희는 빅뱅 탑과의 열애설과 대마초 흡입으로 유명해진 아이돌 지망생이다. 지난 9월부터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선언하며 SNS에 페미니즘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그가 주로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곳은 인터넷 커뮤니티라고도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건 "전 트렌스젠더는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이다. 한서희는 이어 "생물학적으로도 고추가 있는데 어떻게 여자인지"라는 글을 남겼다. 한서희는 이런 글을 올리게 된 건 트렌스젠더들로부터 트렌스젠더 인권도 챙겨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서라고 말했다.

페미니즘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페미니스트에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서희의 페미니즘이 있을 수도 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페미니스트'라는 간판을 걸었다고, 모든 페미니스트를 대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역사는 차치하자. 1차 물결이니 2차 물결이란 말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페미니즘은 근본 취지만 생각해 본다면 "여성에 대한 사회의 억압을 해소하자"는 운동이다. 남성 중심 사회를 극복하자는 의미로 여성이 약자로서 갖는 부당한 대우와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자는 몸부림이다.

물론 '남자들과 싸워 이겨 여자들만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페미니즘도 있다.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단순히 생물학적 염색체 XY와 XX의 싸움으로만 인식하는 게 페미니즘이라면 페미니즘은 소멸됐을지 모른다. 한서희의 페미니즘은 정확히 생물학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 이런 극단주의는 때로 독립 운동가를 '남자'라는 이유로 비난한다. 어린 아이가 XY 염색체를 가졌다고 조롱하기도 한다.

트렌스젠더는 어쩌면 여성보다 더 큰 차별을 받으며 이 땅에 살고 있다. 페미니즘이 점차 인종차별 정책, 계급제도 등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다양한 사회 정책의 철폐와 제도의 개선을 주장하게 된 것은 페미니즘의 뿌리에 평등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약자라고 인권을 달라 외치며 자신보다 약자인 사람을 배척하는 게 페미니즘이랄 수 있는가?
한서희가 비판 받는 건 '페미니스트'라서가 아니다. 선언만 한다고 모두 '페미니스트'가 될 수는 없다.


서창완 기자 seotiv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