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사장은 13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호 초대형IB로서 전 금융권과 당국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발행어음 업무 선두주자로서 개인, 기업,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허용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상시적인 자금수탁이 가능하고, 기존 환매조건부채권(RP)와 주가연계증권(ELS) 처럼 헤지자산과 담보관리 부담이 없다. 결과적으로 운용의 제약이 없는 상당히 강력한 자금조달원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무 허용 입법예고 이후 꾸준히 준비해왔다. 지난 2월 태스크 포스 팀(TFT)을 발족해 사전 준비 작업을 했다. 6월에는 사내 전문인력 중심으로 경영기획총괄 산하에 종합금융투자실을 신설했다. 종합금융투자실의 현재 총인원은 12명이며 구체적으로 부서장 1명, 수신 및 기획 5명, 운용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초 전문 운용역 3명 추가 채용 및 기업여신 시스템 개발착수 등 언제라도 업무개시가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이 재빠르게 준비에 나선 것은 이번 발행어음 허용으로 인해 전사 수익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 회사의 기존 순영업수익을 살펴보면 일반수수료 영업 비중이 80%, 고객 및 고유자산 운용수익이 20%다. 이번 발행어음 허용으로 향후 3년 차에는 발행어음과 연계된 기존 IB부문과의 활발한 시너지 등 회사 전체적인 수익 향상이 기대되며 수수료영업 70%, 운용수익 비중이 30%로 변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수익성 향상 → 자기자본 규모 확대 → 추가 대형화'의 선순환을 통해 글로벌 IB로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자산은 1년 6개월 내 50%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1년 6개월까지 순차적으로 50%까지 늘리도록 유예를 뒀으나 가능하면 초기에 50%를 초과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혁신·중소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설명이다.
유 사장은 "국민에게는 신규 자산증식 수단을, 기업에게는 생애주기별 맞춤 금융을 제공하겠다"며 "발행어음은 금리우위를 통하여 저금리에 실망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신규 투자상품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자본 참여가 부족한 국내 모험자본 시장에 초대형 IB 중심의 신규 모험자본 공급은 제1금융권에서 소외된 신생기업의 자금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현 정부의 주요 추진과제인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국가 경제 발전의 좋은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익성 향상을 통한 자기자본 규모 확대로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대형화는 다시 경쟁력을 제고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며, 수익구조를 더욱 다변화하는 질적, 양적 차별화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증권사, 나아가 글로벌IB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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