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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기업분석]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 사업다각화가 몰고온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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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기업분석]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 사업다각화가 몰고온 재앙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의 대세상승이 끝나고 다시  장기침체기에 접어들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 한 중심에 GE가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업체 GE가 휘청거리면서 뉴욕증시도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김대호 박사의 경제진단, GE의 경영스토리와 뉴욕증시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 TV 등에서  워싱턴특파원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경영대와 MOT 대학원 미국 미주리 주립대 중국 인민대 등에서 교수로 연구및 강의을 해왔다. 02-323-7474 / 그림은 뉴욕증시에 공시된 GE의 3분기 실적 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의 대세상승이 끝나고 다시 장기침체기에 접어들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 한 중심에 GE가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업체 GE가 휘청거리면서 뉴욕증시도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김대호 박사의 경제진단, GE의 경영스토리와 뉴욕증시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 TV 등에서 워싱턴특파원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경영대와 MOT 대학원 미국 미주리 주립대 중국 인민대 등에서 교수로 연구및 강의을 해왔다. 02-323-7474 / 그림은 뉴욕증시에 공시된 GE의 3분기 실적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 경제학박사] 세계 최고의 전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휘청거리고 있다.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GE는 한국시간 15일 오전에 끝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에서 주당 17.90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새 무려 5.98% 하락했다. GE의 주가 급락은 뉴욕증시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GE는 뉴욕증시에서도 가장 우량하다는 이른바 ‘블루칩’의 대명사로 손꼽히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가장 대표성이 높은 주가지수는 단연 다우다. 다우지수는 미국 금융 역사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고 지금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다우지수는 많은 상장종목 중에서 대표성이 높고 우량한 30개 종목을 선정한 다음 이 30종목의 가중평균으로 지수를 구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다우지수에 들어가는 이 30종목을 블루칩이라고 부르고 있다.

GE는 다우지수가 처음 만들어지던 1896년 구성 종목으로 편입됐다. 그 후로 100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GE는 줄곧 다우지수 편입 30 종목의 자리를 지켜왔다. 다우지수 창립 이래 수많은 기업들이 명멸했지만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다우 30의 지위를 유지한 기업은 GE가 유일하다. 그런 점에서 GE는 월스트리트를 대변하는 최고의 기업으로 꼽힌다. GE가 곧 뉴욕증시이고 뉴욕증시가 GE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런 만큼 GE의 주가 폭락은 뉴욕 증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GE 주가 하락이 한동안 지속되어온 뉴욕증시의 대세 상승 기조를 무너뜨리고 장기침체로 몰고 가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GE가 잘 나가던 뉴욕증시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GE의 주가 하락 이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GE의 향후 전망도 우울하기만 하다. 증권사들이 GE에 대한 시장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조정 하고 있다. RBC는 이날 'GE 바닥은 아직 멀었다‘ 는 타이틀로 보고서를 냈다. GE가 '턴 어라운드 플랜을 발표하고 경영 정상화와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그 내용이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GE는 전등으로부터 시작한 종합전기회사다. 발명왕 에디슨이 만든 백열등 회사가 모태다. 1892년 에디슨과 톰슨 휴스턴과 합병으로 GE가 탄생했다.
GE 주가 그래프. 최근들어 하락세가 완연하다.   김대호의 경제진단  GE와 뉴욕증시 대체 무슨일 ? 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CNBC 글로벌이코노믹 등에서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경영대와 MOT 대학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중국인민대에서 교수로 재직해왔다.연락 02-323-7474이미지 확대보기
GE 주가 그래프. 최근들어 하락세가 완연하다. 김대호의 경제진단 GE와 뉴욕증시 대체 무슨일 ? 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CNBC 글로벌이코노믹 등에서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경영대와 MOT 대학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중국인민대에서 교수로 재직해왔다.연락 02-323-7474

GE는 설립 초기 전기만 파고 들었다. 오늘날 인류가 쓰는 전기기술과 전기제품은 거의 대부분 GE에서 나온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취급 분야가 다양해졌다. 오늘날 GE의 사업은 모두 8개 분야로 나누어진다. 전기, 항공, 오일가스, 헬스케어, 가전조명,에너지, 운송, 금융 등이다.

그중에서도 GE의 맥을 잇는 핵심은 역시 전기이다. 전기의 매출 비중은 18.5%로 과거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중요도는 여전하다. 지구상의 전기 중 4분의 1 이상이 GE 발전 장비로 만들어지고 있다.

엔진 사업은 GE의 신성장 동력이다. GE는 이 엔진사업부에서 항공기와 배의 엔진을 만든다. 현대과학과 기술의 진수인 항공기 엔진은 이 분야에서 최고의 전통을 이어온 GE에 제격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전 세계 공항에서는 2초에 한 대씩 GE 엔진을 장착한 항공기가 뜨고 있다.

오일가스사업부에서는 석유와 가스의 시추장비를 만들고 있다. 원유의 시추, 생산, 정유, 판매 등 모든 과정에 필요한 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요즈음은 깊은 바다의 원유를 파내는 장비가 특히 잘 나간다.

헬스케어 사업부에서는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최첨단 의료기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병의 진단에서부터 치료와 수술 그리고 회복에 이르기까지 수천 종의 장비를 만들어냈다. CT 단층 촬영기 등 웬만한 의료기기는 대부분 GE에서 나온 것이다.

가전조명 사업부에서는 냉장고와 냉동고,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GE 냉장고가 특히 유명하다.

에너지 사업부에서는 전기의 발전, 변환, 회전 그리고 관리에 필요한 설비와 장비를 만들어낸다.

운송사업부에서는 기관차와 배를 주로 만든다. 고성능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신호장비와 통신설비도 생산한다.

금융사업부에서는 캐피털 보험, 증권, 보험, 카드 등을 취급한다. 일반은행 업무만 빼고 금융의 거의 모든 분야에 발을 뻗치고 있다.

최근 까지만 해도 GE의 8대 사업 중에서 금융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 때 전체 매출 중 28.7%가 금융에서 나왔다. 원래 금융사업은 전자제품을 팔 때 할부를 해주는 정도였다. 1981년 그 유명한 GE의 도산위기 상황에서 CEO로 취임한 잭 웰치가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서 주력으로 부상했다. 당시 금융업 진출은 거대 재벌의 성공적 변신 사례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한동안 잘나가던 금융은 그러나 2007년과 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애물단지로 변해갔다. 대출과 금융투자의 상당 부분이 손실 또는 회수 불능에 빠졌다.

금융 부실은 급기야 그룹 전체를 부도 위기로까지 몰고 갔다. 이 절체절명의 벼랑에서 가까스로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목숨을 연명했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은 대거 소각됐다. 금융은 지금도 정부의 특별감시대상이다. 증권감독원으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처지이다. 제조업과 금융업을 묶는 시도는 결국 실패한 셈이다.

그 바람에 GE의 경영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한때 8000억달러를 넘어섰던 그룹 전체의 자산이 3분의 2수준으로 쪼그러 들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순이익에서도 10년 전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금융 외도를 한 대가다.
GE 직원의 자부심 가득한 모습. 김대호 박사의 기업분석, GE 이야기이미지 확대보기
GE 직원의 자부심 가득한 모습. 김대호 박사의 기업분석, GE 이야기


견디다 못한 전임 제프리 이멀트 회장은 2015년부터 금융을 아예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GE캐피털’등 금융 관련 계열사 주식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30년 만의 대변신이다. 그 대신 전통의 주력 제조업을 강화해 나갔다. 금융사업 정리 작업은 지금 대부분 마무리 단계이다. GE캐피털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팔아치웠다.

그러나 금융에서 쌓인 부실은 여전히 GE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GE의 경영난은 계속 깊어져 갔다.

결국 GE는 CEO 교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제프리 이멀트 회장을 퇴임시키고 존 플래너리를 새 사령탑으로 추대했다.

존 플래너리는 취임 직후부터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사업부 매각으로 8개에서 7개로 줄어든 사업부를 더욱 단순화해 아예 3개로 축소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전기 엔진 석유가스에 올인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0월 20일 GE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다. 존 플래너리 CEO 취임 이후 첫 실적 공개였던 만큼 월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나타난 결과는 참혹했다. GE의 3분기 순이익은 18억달러에 그쳤다. 그 바람에 주당순이익(EPS)이 월가의 전망치인 0.49달러를 한참 밑도는 0.29달러로 떨어졌다. 매출은 조금 늘었지만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주력사업인 전력 및 석유·가스 사업 실적도 더 나빠졌다.
우주공간에 도전하는 GE의 엔진. GE 엔진으로 로켓과 미사일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김대호 박사의 기업진단. GE 경영 스토리.이미지 확대보기
우주공간에 도전하는 GE의 엔진. GE 엔진으로 로켓과 미사일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김대호 박사의 기업진단. GE 경영 스토리.


다급해진 존 플래너리 회장은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2년에 걸쳐 200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용도 대대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전임 이멜트 회장이 타던 회사 소유 전용 비행기 6대도 전격 매각해 버렸다. 이 같은 추가 구조조정 발표 이후 GE 주가는 한때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 지나면서 추가 구조조정으로도 GE가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달으면서 주가는 다시 떨어지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존 플래너리 회장의 다음 승부수가 주목된다.


김대호 대기자/경제학박사 yoonsk8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