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강원소방본부가 ICT를 활용해 소방안전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20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흥교 강원소방본부장, 김형도 종합상황실장, 남흥우 특수구조단장, 안중석 춘천소방서장, SK텔레콤 김장기 IoT(사물인터넷) 사업부문장, 김성한 IoT 솔루션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흥교 본부장은 “지난 7월 숙원이었던 독립소방청이 출범하면서 일원화된 소방대응시스템 초안이 마련했지만 재난 시스템 구축 분야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특히 현장대응에 필수적인 정보통신 분야는 모두 관심을 갖고 발전시켜야 할 분야다. 강원도는 관할면적이 넓고 산과 바다 등 특수 재난 많이 발생하는 환경으로 이번 협약은 효율적인 현장 지휘, 무엇보다 대원안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장기 사업본부장은 “SK텔레콤이 가지고 있는 ICT와 강원소방본부의 역량을 합치는 것이 협약의 핵심이다. 재난 발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신과 소방이라고 생각. 소방과 통신이 시너지를 낼 때 대한민국은 더욱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약으로 SK텔레콤의 PS-LTE가 글로벌 시장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SK텔레콤, 총 5억원 장비 1년간 무상 지급
이번 협약으로 SK텔레콤은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이하 바디캠) 230대, 관제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를 결합한 ‘공공 안전 솔루션’을 강원소방본부에게 제공한다. 특수구조단, 일선 화제 진압대, 구급대원 등을 기준으로 강원 지역 소방서마다 각 1대가 지급되는 물량이다. 기기 총 가격은 5억원 정도다.
강원도는 총 면적이 1만6873㎢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이다. 강원도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하는 면적이 지자체 중 가장 넓고, 소방관들의 출동 시간도 길다. 산림이 우거지고 계곡 등이 많아 특수 재난 발생 빈도가 높고 사고 발생 시 구조 요청자의 위치 파악이 쉽지 않다.
SK텔레콤의 바디캠과 관제드론은 재해 현장에서 소방관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T 라이브 캐스터는 강원도 전역에서 LTE 망을 통해 현장의 영상을 끊김 없이 송신하게 한다.
◇드론, 바디캠, T캐스트 라이브 3박자… 실시간 대응 환경 구축
“영상 확인해보니까 조난자 들 것이 필요합니다. 장비 준비하기 바랍니다”
이날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은 강원도 춘천시 봉의산에 모의 화재 상황을 연출하고, 공공 안전 솔루션을 활용해 사고자 위치 파악, 구조, 응급처치 등을 시연했다.
열감지 드론과 고배율드론이 소방대원에 앞서 현장으로 파견됐다. 열감지 드론은 조난자 파악이 어려운 산악 환경에서 조난자 파악 속도를 높인다. 대략적인 위치가 파악되면 광학 줌 30배율까지 가능한 드론 카메라가 조난자의 구체적인 위치를 확보해 소방본부에 전달한다. 구조에 활용되는 드론은 DJI사의 제품으로 방수‧방진이 탑재돼 있다. 바람이 꽤나 거세게 불었음에도 드론은 꿋꿋히 산을 향해 날아갔다. 최대 시속 40km/h의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 운용가능하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SK텔레콤의 방송 솔루션인 ‘T라이브캐스터’를 통해 본부로 전송된다. 무게는 160g정도. 드론 카메라와 연동돼 고화질 영상을 라이브 인코딩해 실시간‧저지연으로 송출한다.
먼저 구조견이 봉이산 정상으로 달려가 조난자를 확보했다. 구조견은 핸들러와 한 조로 움직이며 핸들러의 몸에는 ‘바디캠’이 부착돼 있어 조난자의 부상상태를 실시간으로 본부에 전달했다.
신호연막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헬기가 급파되자 본격적인 구조가 시작됐다. 구조대원 두 명이 하늘에서 능숙한 레펠로 땅에 내려가 조난자의 부상 정도를 살피기 시작했다. 대원들의 몸엔 충격엔 강한 특수 통신기기인 ‘러기드(Rugged)’ 스마트폰인 ‘토크(Torque)’가 부착된다. 토크는 평상시에는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상황 발생시에는 바디캠과 무전기 용으로 사용되는 ‘3 in 1’ 디바이스다. IP68등급의 방수‧방진 기능, 미 국방성 군사 표준 규격을 획득했다.
“산행 중 낙상에 의한 척추 부상, 경추보호대 착용, 발목 진공부목 착용 완료했습니다”
소방대원의 목소리, 조난자 영상이 소방본부와 현지 병원 의료진에게 전달됐다. 영상을 살핀 의료진은 적절한 응급 조치를 대원들에게 요청했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료 조치를 강구한다. 구조의 속도감이 돋보이는 시연이었다.
◇SK텔레콤 “구조와 통신의 결합은 전세계적 흐름”
SK텔레콤 측은 “전 세계적으로 재난 대응을 위한 ICT 도입은 확산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재난재해가 대형화되고 있으며, 재난 피해 확산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재난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EU는 제방에 센서를 설치하고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홍수 위험 경보를 전달하는 ‘홍수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본도 이통사를 중심으로 자연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NTT도코모는 쓰나미를 감시하고 지각의 변화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일부 기지국에 시험 장착했고, KDDI는 주민이 보내는 긴급 메시지를 드론을 통해 전달하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사업자를 중심으로 공공안전을 위해 ICT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무인기를 활용해 산불을 감시하고, 촬영 영상 기반으로 산불 확산 방지 등 시나리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은 강원소방본부와 우선 1년 여간 무상으로 장비‧서비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5G 고도화를 추진해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기반으로 재난환경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AR(증강현실) 고글을 탑재한 소방용 헬멧, GPS 인식 포인트가 탑재된 산소호흡기, 원격제어 소방 로봇, 프로텍트 센서가 탑재된 소방복 등을 예시로 제시했다.
SK텔레콤은 향후 공공 안전 솔루션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다른 지자체에도 적용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