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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환자 브리핑 대신 전한 중증외상센터 현실… "귀순 북한 병사 꿈꾼 나라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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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환자 브리핑 대신 전한 중증외상센터 현실… "귀순 북한 병사 꿈꾼 나라 아닐 것"

이국종 교수가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중증외상센터의 개선을 위해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기자회견 장면. 사진=뉴시스
이국종 교수가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중증외상센터의 개선을 위해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기자회견 장면.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서창완 기자]

이국종 교수가 22일 북한 귀순 병사 치료 상황 브리핑에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말을 전했다.
이국종 교수는 "사실 오늘 환자 브리핑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말을 했다. 최근 며칠 동안 벌어진 일련의 문제들 때문에 병원장님께서 격노했다고 말을 이었다. 이 교수는 "외부에서 나쁜 의견이 제기됐을 때 저희처럼 작은 단체는 버틸 힘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 상황까지 온 것에 자괴감이 든다"며 "외과 의사들은 환자들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가 치료 끝나면 눈을 뜨고 퇴원하는 건 영화에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보도자료에는 1차에서도 차마 담지 못했던 내용이 있다"며 "기생충이 문제인 걸로 알고 있는데 더 큰 건 바이러스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최대한 정보를 누출하지 않으려 애를 쓴 게 첫 번째 보도자료였다는 설명도 했다.

이 교수는 "계속 논란 의혹만 낳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말씀드린다. 이 얘기를 하게 되는 상황이 괴롭다"며 말을 이었다.

이 교수는 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하는데 걸린 시간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 교수는 "환자가 다치고 나서 이송해 오는데 정확히 30분, 응급처치를 마치고 수술 들어가는데 3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시간이 자신이 배운 미국‧영국 등에서의 표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교과서 가이드라인에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주한미군 더스트오프 팀들이 매년 2000명 가량 치료한다며 그런 활동이 매일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도 했다.

이 교수는 "기자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자신은 말단 노동자라 중증외상센터 같은 걸 만들 수 없지만, 기자들이 보도하고, 정치권이 움직이고, 관료가 만들어줘서 생겨난 것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이 교수는 그렇게 만들어진 중증외상센터기 때문에 사선을 넘어 온 중증외상 환자를 잘 치료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넘어온 이제 대한민국 청년인 북한 귀순 병사가 한국에서 살면서 기대하는 삶의 모습을 생각한다며 말을 이었다. 이 교수는 어디서든 일하다 위험한 곳에서 다쳤을 때 30분 내로 중증외상센터에서 적절한 치료가 되고, 병원에 도착하며 30분 내로 환자의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지는 나라일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 살다가 사고가 났는데 정작 그때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갈 곳이 없고, 전화 한 통 할 데가 없어서 응급실에 깔려 있다가 허무하게 생명을 잃는다면 왜 넘어왔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나라는 바로 그런 나라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한국 선박을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외과의사다.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1년에 200번은 헬기를 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증외상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서창완 기자 seotive@g-enews.com